대학생 시절, 전략 컨설팅 회사 인턴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 경영 학회에서 배웠던 여러가지 지식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기도 했고, 비즈니스 케이스를 넘어서 실제 client 와 전략 컨설턴트들이 수행하는 진짜 프로젝트에서 문제 해결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워낙 컨설팅을 동경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내 이력서에 전략 컨설팅 회사의 이름을 꼭 넣어보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번번이 떨어졌다. 당시 맥킨지, 비시지는 인턴을 뽑지 않았어서 지원조차하지 못했었고, 커니, 모니터그룹, 그리고 로컬 전략 컨설팅 회사들까지 계속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날 베인에서 RA 공고가 나서 '진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인터뷰를 봤었는데, 마침 동아리 선배가 인터뷰어였었어서 '어 이번에는 되나?' 싶었는데 아쉽게도 떨어졌다. 그리고 몇 달 지난 뒤 다시 베인에서 RA 공고가 급히 올라와서 (이미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였는데 급히 RA 한 명을 더 구하는 분위기) 지원했고, 매우매우 간절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었는데, 인터뷰 마지막에 '당장 내일 올 수 있는지?' 질문에 '가능합니다' 말씀드렸고 운 좋게 합격을 해서 군대 입대하기 3일 전까지 RA 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때 인터뷰 할 때의 나의 마음가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진짜 붙여만 준다면 뭐든지 한다.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데, 그 일을 진짜 다 해보고 싶다.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회의에 들어갈 수 있다면 진짜 경청하고 모조리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당시 나를 선발해준 분께 나중에 '왜 저를 뽑으셨어요? 저 보다 경력 많은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여쭤봤을 때 그 분이 아래와 같이 이야기 했다. "우리 프로젝트가 매우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어서, 멘탈 안나가고 빨리 조사해오고, 어떻게든 찾아오고, 함께 밤도 샐 수 있고, 끝까지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너는 되게 간절해 보여서 그렇게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된 것은 잘 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누구보다 열심히 할 것 같아서 였던 것이다.
Ringle 에서 면접을 볼 때에, 요즘은 특히 '지원자 분이 Ringle 이라는 회사에서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떤 의미를 어느정도 부여하고 있으신지?'를 본다. 이 회사에서 정말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1) 집중도, 2) 준비도, 3) 마음가짐을 보려고 노력한다. a) 나름 괜찮아 보이는 회사들 중 나에게 괜찮은 처우와 재밌어 보이는 일을 할 기회를 주는 곳, b)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회사 중 나에게 맞는 제안을 해주는 곳 등을 찾는 느낌을 받는 지원자에게는 아쉽지만 함께 일할 제안을 드리고 있지는 않다. 더 나은 기회는 쉽게 찾아오기 때문이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좌절 역시 꽤 빨리 찾아오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 일하고 싶었던 회사에서의 인터뷰 기회를 만났을 때의 그 간절함, 그 간절함이 느껴지는 분을 인터뷰에서 만나면 기분이 좋고 기대가 되는 이유는, 간절함이야 말로 extra two miles 하게 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고, 그런 노력과 집중력이 있어야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으로 노크해 주시는 감사한 분을 오늘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