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Hoon Lee Dec 18. 2019

Bay Area 가 주던 여백의 느낌이 사라져간다?

칼트레인 타며 이동하며 느낀, 사실 fact가 아닐 수도 있는 후기담?

[칼트레인 이동을 하며 느낀, Bay Area 가 주던 여백이 사라져간다는 느낌에 대하여]


이번 출장의 주요 이동수단은 칼트레인 + 걷기 (or 우버풀) 조합이었다. (우버를 타고 end-to-end 가기엔 비싸서 ㅠ.ㅠ. 다음에는 유학생 때 처럼 100불 이하 자전거를 구입해서, 칼트레인 + 자건거 모드로 필요한 미팅 시 가야하겠다는 다짐을!)


South Bay 쪽 그리고 SF 쪽에서 고객 미팅이 종종 잡히면서 (너무 감사하게 산마테오로 방문해 주셨던 분들께 무한 감사를 ㅠㅠ), 산마테오 --> SF, 산마테오 --> 써니베일/산타클라라 이동을 몇 번 했는데, 느낀 점은, 예전에는 칼트레인 역들 중 별볼일 없던(?) 역들이 종종 있었는데 (내리면 황량한 벌판... 누가 내릴까 생각했던 역들), 요즘은 각 역마다 부동산 개발이 이미 되어있거나 한창이었다는 점.


한 예로, 링글 산마테오 오피스의 임시 거점인 산마테오 WeWork 는 Hayward Park 역에 있는데, 예전에 이 곳은 내리면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을 상실해 버리는, 그런 정말 한적한 곳이었었다.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 샌프란시스코 올라오는 방향으로 건물이 들어서며 WeWork, Snowflake 같은 회사가 입지하게 되었고, 그 바로 앞에 큰 규모의 Apartment Complex 가 들어서면서 (주로 SF 에서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역 분위기도 확 바뀌었다. 지금 링글이 있는 WeWork 는 역에서 WeWork 진입까지 걸어서 30초면 가능한 초근접지역에 위치해 있어 엄청난 기동성을 발휘하는데 일조한다.


산마테오에서 써니베일 또는 산타클라라 이동할 일이 종종 있어서, 칼트레인타면서 호기심이 발동하여 역 마다의 풍경을 봤는데, 힐스데일 역은 써베이몽키가 들어서고 신주거단지 조성이 너무 잘 되어서 깜짝 놀랐고 (아파트 값이 써니베일 다음으로 비싸게 조성된 지역인 듯), 산카를로스 역에도 꽤 큰 규모의 아파트가 있었고, 레드우드시티에는 상대적 더 고층 아파트들이 예전보다 더 들어서는 듯 했고, 상대적으로 평온했던 멘로파크 역에도 바로 옆에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 개발이 한창인 듯 했고, 과거에 가장 번창했던 팔로알토가 오히려 신규 건축물 보다는 기존 4~5년 전 분위기를 잘 유지하며 뭔가 자제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으며, 마운틴뷰는 역이 아니라 월마트-훌푸드-세이프웨이가 몰려있는 쪽으로 신규 주거단지가 엄청나게 들어서고 있었고, 써니베일 역은 bay area 에서 가장 비싼 단지가 조성되어 있었으며 (백화점이 있던 건물에서 백화점이 나가고 훌푸드가 들어온다고 함), 산타클라라 쪽도 넓은 대지를 활용한 초대형 apartment 단지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San Jose 지역은 여전히 핵심 Bay Area 쪽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living cost 를 보이고 있었으나, 예전 대비 많이 물가가 올라갔다 & Traffic 이 심해서 이 곳에 사는 또 다른 cost 가 생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객 미팅을 하는 스타벅스들이, 대부분 이 apartment complex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서, 고객 미팅 = 역마다의 신규 아파트 구경하는 느낌)


산마테오에서 SF 올라오는 쪽에 있는 곳도, 벌링게임은 유럽풍의 쇼핑거리가 너무 잘 조성되어 있었고, 22nd street 역은 SF 와 한 정거장 차이지만 Mission bay와 가깝고 Dogpatch 지역의 힙합이 묻어 나면서도 상대적으로 걸인들이 적어서, 또 다른 최고급 주거 단지가 조성되고 있었던 느낌이었다.


(이 모든 것은 기차를 타며 보면서 보여지는 광경 + 호기심에 그 때 그 때 Zillow 를 키고 월세 등을 보며 얻은 정보의 조합이어서, 틀린 정보가 있을 가능성도 ㅠㅠ)


아무쪼록, 어느 역 하나 개발되지 않는 곳들이 없어보였다.


들었던 생각은,


1. 1~2년 내 칼트레인 블렛이 서는 역의 위치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역 간 차이가 좁혀지면서, 어디에 블렛을 세워야 할지도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2. Traffic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교통비도 증가하니, 괜찮은 연봉을 받는 젊은 직장인들이 칼트레인을 통한 출퇴근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아파트 내에서의 Quality Life 를 선호하게 되고 (이동하는 것, 그리고 밖에서 뭔가 하는게 다 cost 이기 때문에) 그래서 거의 모든 역세권(?) 중심으로 신규 부동산 개발이 일어나고, 결국 "역세권 주변의 신규 주거 단지가 집 값이 비싼 지역", "역에서 멀리 떨어진 구단지 들이 짒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화 되겠다". (상대적으로 엘카미노 리얼이나 101 주변 보다는 칼트레인 주변이 확실히 핫했다. 도로 막힘 현상의 증가로, 차 보다는 기차를 선호하며 생긴 현상일지도) --> 결론적으로, Bay 에서 living cost 를 낮추며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은, 안전하되, 역과 멀이 떨어진, 10년 이상의 건물에 살면, living cost 를 그나마 낮출 수 있겠다.


3. 서베이몽키는 본사 입지 위치는 정말 대박이다. 과거 MBA 시절 칼트레인을 엄청 타던 시절, 팔로알토 역 앞에 입지한 서베이몽키 오피스 보면서 '어떻게 저 명당에 입지를 했을까' 생각 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Amazon 이 입지), 본사를 힐스데일의, 가장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 지역에 입지해 놓은 것을 보며 '서베이몽키 내 본사 이전 팀이 있다면 그 팀은 입지를 보는 혜안 만큼은 갑이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4. 2011년 처음 Bay 에 방문했을 때의 풍경 대비 지금의 풍경은, 높고 푸른 하늘의 풍경이나 수 많은 녹지의 모습은 여전히 그대로일 수는 있어도, "이 곳에서 삶을 산다"의 관점에서는 점점 더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는 번화한 역 보다는 한적한 역이 많았는데, 이제는 한적한 역이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과거 이 곳은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모여있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헐렁헐렁(?) 해서 줬던 '여백의 여유'가 있었는데 (예: 아니 뭐 이렇게 구글 주변에 헐렁해? 페북 주변엔 주차장밖에 없나?) 이제는 점차 헐렁함이 사라지는 느낌? (여백이 뭔가로 조금 씩 채워지고 있는 느낌. 구글 옆에는 또 다른 구글의 어마어마한 건물들과 상권과 주거단지와... )


공간이 빽빽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이 곳의 스타트업 에코세스템도 과거 대비 더 성장의 여백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이 구글-페이스북이 막 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하고, 테슬라 전기차가 막 나오고, 우버가 엄청난 성장을 시작하던 시기에는 스타트업들에게도 '성장할 수 있는 여백'이 많아서, 매달 매달 핫한 서비스가 출시되던 시절이었다면, 지금은 공간에서 여백이 사라지는 것처럼 신규 스타트업이 설 수 있는 여백들 역시 과거 대비는 사라지고 있지 않나 (그래서 역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인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무인/자율차, 바이오, 칩/부품,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여백의 기회를 찾아내는 (또는 신규 여백을 창조해버리는)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곤 하지만, 그들이 next Google, Facebook, Netflix 등이 될 수 있다는 기대는 과거 대비 덜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은, 이동 중에 짧게 풍경을 보며 (zillow 로 10초 검색하며) 느낀 생각이고, bay 라는 곳에 나에게 더더더 익숙해지면서 드는 '익숙함이 증가함에 따라 식상함이 증가하고, 그래서 그 느낌이 요런 시사점으로 다가오는' 것일수도 있다는 점만 스스로 상기시키며...


시차적응이 안되서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오늘 할 일 planning 하다가 급 생각나서 끄적인 글 끝.


ps. 시차적응 안 될 때의 라이프가 가장 좋다! 잠시나마 새벽형 인간으로 극단적 고효율 work & life 를 살아갈 수 있는 짬 기간!!


ps. 링글 오피스는 SFO 공항에서 우버로 5~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엄청 가까워요). 샌프란시스코 출장오시는 링글러 분들 & 지인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제가 서울에 있는 기간이 더 많지만, 그래도 미국에 있는 기간과 겹치면 꼭 뵈어요!!) 





작가의 이전글 2014년의 우버, 그리고 2019년의 우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