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훈 Hoon Lee Jan 06. 2020

(페북/유투브가 만든) 뉴미디어 시대에서 창업가적 고민

재조명(양준일씨)과 조작(음원사태)이 공존하는 뉴미디어 시대에서 균형 잡

예전에는 사진은 사진기를 통해, 녹취는 녹음기를 통해서만 제작이 가능한 시기가 있었다. 영상의 경우, 고가의 캠코더 또는 비디오카메라가 있어야만 촬영이 가능한 시기였다. 휴대폰으로는 전화만 가능했던 시기였고, 그 휴대폰마저 없었던 시기에는 수첩을 통한 기록만 가능하던 시기였다. 그 시기에 일반 개인은 소수의 미디어 회사들이 제작/배포하는 content를 소비하는 존재였다. 미디어사가 바라보는 세상이 content 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였고, 그래서 때로는 대자보 등을 통한 극렬한 저항이 발생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 당시 Privacy라는 말은 일반인들에겐 거의 적용이 되지 않았던,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받는 일부 소수 유명인들에게만 적용될 수 있었던 단어였다. 


반면,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사진/녹취/촬영 모두 가능하다. 그리고 업로드할 공간이 너무 많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내가 올린 콘텐츠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는 매체도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일반 사람도 Privacy 침해(?)를 당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Apple 은 요즘 Privacy를 theme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며, 잘못이 적발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고, 결국 그 누구든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무너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어찌 보면, 정보의 평등성이 강화되고 있는 세상이라 보일 수도 있겠다.


동시에, 잊혔던, 또는 묻혀버린 재능이 발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1990년대 음반을 발매 후 재능을 꽃피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많은 핍박을 받았던 양준일 씨가, 30년이 넘은 후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재조명을 받아 다시금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었던 계기는, 유튜브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그리고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서의 content를 매스미디어에서 다뤄준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의 연속이다) 


하지만, 오히려 인터넷/모바일 공간의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조작과 일탈이 자행되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선거철만 되면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연관검색어 조작 의혹이 큰 이슈가 되기도 하고, 최근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되어버린 'IP 도용 및 매크로 악용'을 통한 실시간 순위 조작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흔히들 뉴미디어 시대라고들 한다. 누구나 content를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는 시대, 일반인들의 정보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는 시대, '좋아요 수' 'Follower 수' '영상 시청 수' 등 대중의 선택이 영향력을 만들어가는 듯한 시대, 하지만 그마저 조작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시대.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당연히 그런 뉴미디어의 장점/혜택을 leverage 해서 더 좋은 성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마케팅/홍보적 노력을 고민하게 된다. 동시에,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는,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결국엔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제품의 본질적 경쟁력인 서비스 Quality 개선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뉴미디어 시대에도, Quality 가 특별히 우수하지는 않지만 뉴미디어 매체의 특성을 매우 잘 활용하여 빠르게 앞서가는 player 들도 여전히 보인다. 


새로운 혼선의 시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play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되는 시기이다. 재조명받는 실력자와, 조작(?) 또는 뉴미디어의 악의적 활용으로 인해 1등이 되는 사람이 공존하는 사회이다. 그런데 역사는 돌고 돈다고... 과거에도 이러한 혼선이 있었던 시기는 존재했고, 그 시대에도 유사한 고민을 한 사람들이 있었으며, 당시 인정을 받건 받지 못했든 간에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사람들은 '마음의 중심을 잘 잡고, 본질에 집중하되, 시대의 기술을 활용하여 건전하게 풀어나갔던 존재'들이었다.


너무 조급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면 안 되는 시대. 너무 나대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아서도 안 되는 시대. 거짓말을 해서도 안되지만, 나를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안 되는 시대. 이런 시대야 말로, 중심을 잘 잡고, 본질적인 노력을 진행하되, 세상의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해야 하는 시대가 아닐까 싶다.


이런 고민을 담은 교재를 하나 제작했고, 번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1월 내에는 Ringle의 콘텐츠 중 하나로 실릴 예정이다. 요즘은 '내 고민이 곧 다른 사람의 고민이기도 하다'는 마음으로, 고민을 content 화 하고 질문화 하는 노력을 한다. 뉴미디어 세상에서, 나름 내가 찾은 세상의 변화를 고민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서비스 내에서 풀어가는 적응 방식 중 하나이다.


아무쪼록, 2020년에는 '링글은 균형을 잘 잡는다. 뉴미디어를 고객을 위해 잘 활용하는 서비스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여전히 유저 중심적인 서비스였으면 한다. 정말 나는 말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사고도 행동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인가? 항시 나 스스로가 나 스스로를 판단하며 새해를 보내고 있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자기 검열이라 생각한다.


2020년 첫 주를 맞이하며, 미국에서 오래된 친구를 만나기 전 쓴 글 끝.

작가의 이전글 2019년, 솔직한 링글 회고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