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버텨낸 창업자들과 대화 중 느낀 지혜들

by 이승훈 Hoon Lee

요즘 종종 창업자 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서로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에, 대화가 빠르게 깊어지는 특징이 있다. 동료 창업자 분들과 나눈 대화 중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있어 옮겨 본다.


1. 창업자는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1번,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1번 매우 큰 실수를 한다. 그 실수의 핵심에는 '교만' '자만'이 자리잡고 있다. 창업자가 이를 빠르게 깨달을수록, 회사가 죽음의 골짜기에서 빠져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2. 경력직/신입을 막론하고, 처음부터 잘했던 팀원은 없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잘하게 된 사람'들은 스펙이 대단했던 사람이 아닌, 빠르게 배워나간 사람들이다. 빠르게 배워나간 사람들은 1)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왔으며, 2) 시련/고난에 빠져본 적 있었고, 그로 인한 간절함/절실함이 있으며, 3)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가 명확했던 사람들이었다.


3. 그렇게 '잘하게 된 사람'들이 조직 내 오래 함께 남아 버텨줄수록, 회사는 위기를 이겨내고 더 대단한 성장을 결국 만들어 내게 된다. 그런 그들을 조직 내 남게 해주는 원동력은 '보상'이 아닌 '변함없음이 만들어 내는 믿음'에 있다. (최소한의 보상은 필요조건, 변함없음이 만들어 내는 믿음이 절대적 충분조건)


4. 우리 회사에 속한 산업이 급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될 행운 10년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 회사가 속한 산업은 보통 주목 받지못할 때가 많다. 다만, 회사가 속한 산업이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함에도, 유독 소수 회사는 주목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공통적으로 '지표가 놀랍게 잘 나왔을 때'이다. 그런데, 한 회사가 세상을 놀래킬만한 지표를 만들어내기 까지는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5. 회사가 특별한 숫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본기 중의 기본기는 효과적 비용 통제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회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곳에만 꼭 필요한 만큼만,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아껴서 비용을 집행하는 것이다. 참고로 돈이 생기면 돈을 쓰게 되어 있는데, 돈을 막 쓰다 보면,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고정비가 너무 많이 올라가 되고, 그 무게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는 순간 회사는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비용을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리더는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고, 전반적 인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회사가 성장해야 팀의 경력도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를 매일 매일 일을 악 물되 나중에 결과로서 증명받아야 한다.


6. 성과는 목표가 소수의 숫자로 정의되어 있을 수록 잘 나올 확률이 높다.(목표가 말로 되어 있거나, 해석의 여지가 있거나, 몇 가지 숫자로 분산되어 있으면... 목표 달성이 안될 확률이 높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전사의 목표가 딱 하나의 숫자로 정의되어 있으면 가장 좋다. (언제까지 X 를 달성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생각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고, 초점이 정확하게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7. 단, 전사 목표가 1개로 수렴될수록, 팀 내 혼선은 줄어들지만...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여정이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 반복 속에서 하루하루 조그마한 차이를 발견하고 이를 매일 적용하여 조금 더의 성과를 매일 만들어 나가는 팀이 결국 위대한 서비스를 만들어 낸 팀이 된다. 그리고, 세상을 이를 Operation Excellence 라고 표현한다. Operation Excellence 의 본질은 대단한 기술/시스템을 조직 내 잘 적용하는 것이 아닌... 매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감 (나... 이러다 뒤쳐지는 거 아냐?)을 이겨내고, 조그마한 차이를 성과로 더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8. 팀은 기획 보다는 실행에 들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 팀은 칠판 보다는 현장을 가까이 해야 한다.


9. 창업자도 사람이다. 그들에게 균형감을 가져다 주는 존재는, 1) 주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해주는 3명 이상의 멘토, 그리고 2) 같은 입장의 사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이다. 멘토가 있고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는 창업자는, 실수(말 실수, 행동 실수, 의사결정 실수 등)를 상대적으로 덜하게 되고, 위기가 왔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0. 팀이 창업자(또는 대표)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일관성, 그리고 세심한 관찰이다.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않아도 절반 이상은 간다. 그리고, 리더가 팀이 하는 일을 잘 알고 꽤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면 (이 사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follow-up 하고 있었고, 내가 남긴 고민도 알고 있었네?) 팀원에게는 가장 큰 동기부여로 큰 다가간다. 참고로, 리더가 '내가 어떻게 하면 팀을 더 동기부여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보다는 '내가 어떻게 하면 팀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관성을 잘 유지하면 동기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고, 팀이 하는 일을 정확히 이해하게 노력하면 동기를 조금은 더 높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1~10은 사실 꼭 창업자에게만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을 버텨낸 분들, 한 조직에서 10년 이상 봉사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소회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선택과 집중을 매우 잘하고, 중요한 곳에 내 모든 에너지를 다 투입하여, 결과적으로 어제보다는 오늘이 조금 더 낫고, 오늘 보다는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지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 내고 싶다. 그것에 세상이 필요로하는 value, 그리고 impact 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길임을 여러해 동안의 삽질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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