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Tech와 전통 시장

by 이승훈 Hoon Lee


잠시 서울에 방문했다. 아이가 시차 적응을 잘 하는 편이긴 하지만, 서울 도착 후 이틀이 지난 시점인지라... 아침 기상 시간이 시간이 다소 빨라진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이가 새벽 3시에 일어났고 나도 덩달이 깼는데, '집 안에서 노느니, 산책을 나가볼까?' 해서 나갔는데, 근처에 가락시장이 있어서 가락시장으로 향했다.


가락시장 내 도매 시장에서 각종 채소들이 거래되고 있었고, 수십-수백대의 지게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는 지게차들과 각종 채소를 보며 굉장히 좋아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각종 어류/조개류를 거래하는 곳이 나왔다. 아이는 다양한 생선, 조개를 가까이 보며 매우매우 신나했다. 상인 분들께서 말도 걸어주시고, 만져보라고도 이야기 해주셔서 더 재밌어 했던 것 같다.


아이에게 물어봤다. 최근 Google 신사옥 (완전 멋있는 뾰족 뾰족한 미래형 건물) 내 위치한 Google Cafe 에 가서 놀았을 때와 (Google Cafe 는 아이들 장난감도 있고... 아이들과 시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 오늘 가락시장 갔을 때와 무엇이 더 재밌었는지?


아이는 시장이 더 좋았다고 했다. 생선을 직접 보고, 수십대의 지게차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재밌었다고. 그리고 나는 그 대답이 좋았다 (Google 본사가 좋았다고 하면, 좀 씁쓸했을 듯하다)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AI 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다양한 채소/생선 등이 거래되는 그 현장의 에너지에 더 신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Google Cafe 보다는 시장/사람/농산물/수산물에 반응하는 아이를 보며 '다행이다'라고 반응하는 나 자산을 보면서,

지켜져야 하는 것과 보존해야 하는 것이 분명히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가 '영상'이 아닌 '사람'에게 반응할 때가 좋다.

아이가 책을 통해 본 것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며 배워나가는 것이 좋다.

아이가 '최첨단 인프라' 보다는 '새벽 시장의 부산함/역동성'에 덩달아 반응하는 것이 좋다.


아무쪼록 너무 확대 해석은 안하려고 하는데...

3살 꼬마와 오늘 새벽의 시장 방문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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