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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sh Dec 12. 2017

왜 롱패딩을 입는가

내맘대로 세상읽기

롱패딩 광풍이다. 세대를 넘어선 이만큼의 패션광풍을 과거에 목격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전 세대를 아우른다는 측면에서 특정 연령층을 꼬집어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롱패딩 광풍과 유사하게 떡볶이 코트, 등골 브레이커, 꽈잠 등 예전에도 비슷해 보이는 류의 유행은 존재했다.


근데 도대체 왜??


다양한 분석 글들이 등장하면서 나 역시 내 눈에 왜 유독 이런 쏠림이 불편해 보이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23&aid=0003336061&rc=N




1. 재밌잖아


그냥 재밌잖아.

이렇게 시작되지 않았을까.


학생층에서 등골브레이커가 열풍이었을 때.

지금의 롱패딩 광풍 역시,

'누가 뭐래도 우리는 롱패딩을 입는다.'가 재밌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얼마 전 꽈잠이 유행했을 때처럼.



2. 소속감, 안정감을 찾는다


꽈잠이 유행할 때도 비슷했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단지 재밌어서를 넘어선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음.. 얘기를 해보자면..


다닥다닥 붙어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대로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살아왔고 이는 별로 개선될 기미가 없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하튼 그런 와중에 점차 개개인에 대한 통제, 통솔력, 행복추구권을 가진 단위가 가문/집안에서 가정 단위로 축소되었고 요즘은 그것 마저도 축소되어서 그냥 각자, 정말 개개인 단위로 쪼개진 세상에 살고 있다.


덕분에 개성도 다양해지고,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모습. 내가 좋다는데 왠 참견이세요 등등의 것들이 발전하긴 했는데 그 이면에는 불안감 또한 같이 커졌다.


모든 단위가 개개인으로 쪼개져 각자를 포용하고 용인해주던 상위의 개념(가문, 가정)이 약해진 바람에 알게 모르게 소속감, 안정감에 대한 추구도 덩달아 커지지 않았을까.


예전에는 단지 고딩들만 등골 브레이커를 단체로 입었고, 그네들이 커서 대학생이 되어 꽈잠을 입었다면 지금은 모든 세대가. 모든 세대가. 세대를 넘어 소속감을 찾고 싶고 불안에 떨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참 불안해 보인다.



3. 편하다는 데 왜. 뭐.


세상에 편한 게 제일 좋지. 편한 거 편한 거.

그 놈에 편한 거.


그 놈에 편한 거.


편한 거 찾느라고 인류가 발전했고 대한민국이 고속 성장했지만, 편한 거 추구하느라 놓치는 것도 많았다. 거창하게 얘기하긴 했지만 이놈에 롱패딩 광풍도 편한 거면 장땡이라는 식의 인식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런다.


추운 건 너무 싫고, 옷 챙겨 입고 개성 차리기 귀찮고. 옷 쪼가리 내 멋대로 입는다고 없던 개성이 생기는 건가 싶기도 하고. 난 지금 롱패딩을 입지만 그렇다고 개성이 없는 건 아니야. 도 싶고. 내가 편하고 좋다는 데 니가 먼 상관이야. 도 싶고.




참 불편하다.

왜 이런 모습들이 불편해 보일까. 왜들 그럴까.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면 안되는 걸까?


남들 뭐하는지 일일이 신경 써가면서..




안되겠다.

나도 롱패딩 사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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