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날로 날아가
제대로 표현 한 번 못했다. 참 잘도 참는구나 싶었다. 너무 설레어 잠도 설쳤다. 잔잔하던 호수에 바위덩이가 날아들었으니 호수는 요동칠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그녀가 먼저 용기를 내주었다.
주로 가던 단골카페 사장님은 우리와 어울린다며 노래 하나를 추천해주었다. 곧바로 우리의 주제곡이 되었고 우리는 ‘그 노래’를 매일 듣고 매일 불렀다. 그게 어느 덧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에둘러 주변에는 별일 아닌 것 처럼 이야기했지만,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점차 가슴 욱신한 순간들은 드문드문 잦아들고 긴 시간을 지나, 나는 지금을 산다. 오늘 퇴근시간의 강변북로는 꽉 막힌채 달릴 생각이 없다. 친구의 자동차 라디오에서는 우연히 ‘그 노래’가 흘러나왔다.
어느새 난 그때의 나. 그때 그 날로 날아가고 있다.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날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그때를 추억으로 남겨둘 준비가 되었다. 이제 다시, 나도 흔들리고 싶다. 친구에게 담담하게 이야기 했다. 이 노래 한 번 더 들을까?
김동률 - 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