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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Nov 27. 2022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7

2002년 5월 11일. 봄날

2002년 연변 한국학교에서 근무한 지 3개월이 채 되기 전이었다. 주말에 교사들은 승합차를 빌려서 교외에 놀러 가기로 했다. 5월의 연변은 아직 쌀쌀했다. 교외의 도로를 달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 사과와 배를 접해서 재배하는 사과배 나무를 기르는 과수원에 사과배꽃이 만발이다. 차를 잠시 세우고 벚꽃같이 흐드러진 사과배꽃 사이에서 사진도 찍고 연변의 긴 겨울을 끝내고 봄을 부르는 바람을 만끽했다.


과수원에서 조금 더 달려서 목적지에 다다랐다. 아침의 화창한 날씨는 온 데 간데없고 어느새 하늘은 짙은 먹구름으로 덮여가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서 나누어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자니 천둥과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곧 빗줄기가 흩날리기 시작하자 서둘러 점심을 마무리하고 승합차에 올랐다. 선생님들이 준비해준 도시락 점심을 차 안에서 먹은 승합차 기사는 예정보다 조금 이르게 차를 출발 시켰다. 연변에 도착하려면 두세 시간 정도 걸릴 것이다. 


비록 비 때문에 일정이 좀 바뀌긴 했지만 좋은 분들이 함께 모인 이 학교의 선생님들은 언제, 어디서든 살갑고 흥겨운 바이브가 넘쳐났다. 곧이어 이어진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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