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8

연길, 비 오는 봄날의 교통사고

by Seunghwan Connor Jeon

점심을 먹은 후에 비가 갑자기 오는 바람에 급하게 승합차에 올랐다. 연변의 숙소에 도착하려면 두세 시간 정도 걸릴 것이다. 비 오는 연변의 시골길은 파릇파릇한 초록이 올라와 겨울과는 완전 다른 세상을 선물한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풍경을 감상할 틈도 없이 차에 타자 마자 식곤증에 몸이 나른해진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비명 소리 같은 것에 눈을 떴다. 승합차의 조수석에 앉았던 나는 내가 타고 있던 차가 곡선도로를 벗어나 공중에 떠 있는 광경을 보았다. 공중에 떠 있는 자동차 앞쪽에 밭이 보였다. 자동차가 밭에 떨어지는 것을 대비해 손잡이를 꽉 잡고 준비를 했다. 비몽사몽이어서 그랬는지 내가 잘못 보았던 것 같다. 승합차는 밭에 닿기 전에 길가에 있던 가로수를 정면으로 충돌했고 성인 팔 한아름 정도 둘레의 그 나무는 그대로 부서질 정도로 충격은 강했다. 당시 중국에는 안전벨트 자체가 없는 자동차가 많았고 내가 타고 있던 승합차도 그러했다. 조수석에 안전벨트도 없이 앉아 있던 나는 충돌과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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