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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Dec 26. 2022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12

낯선 얼굴

중국에서 안전벨트도 없는 승합차의 조수석에서 당한 교통사고는 몸의 여기저기에 상처를 남겼다. 


왼쪽 턱뼈가 부러졌고  이 6개가 부러지거나 뽑혔다. 오른쪽 입술아래에서 부터 왼쪽 귀 아래까지 피부가 찢어졌다. 이 상처 때문에 아랫입술의 감각이 무뎌져 대학교 부전공 악기인 플루트는 더 이상 불지 못하게 되었다. 척추에 압박골절을 입었고 팔과 다리, 어깨 등의 피부는 찢어져 봉합 수술을 했다.


사고 당일 각종 검사를 받고 밤늦게 병실 침대에 누웠지만 이른 새벽에 통증 때문에 잠을 깼다. 어제는 정신없이 자리에 누워서 생각을 못했는데 얼굴이 어떻게 다쳤는지 확인하고 싶어졌다. 손에 닿는 거리에 있던 손잡이 거울로 얼굴을 확인했다. 눈과 코를 제외한 머리의 모든 부분이 붕대로 감겨 있어서 부상의 정도를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얼굴의 왼쪽이 퉁퉁 부어서 얼굴 반쪽이 더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아침이 되고 새로운 붕대를 감기 위해 누군가 이 붕대를 풀게 되면 더 자세히 볼 얼굴이지만 자신이 없다. 이대로, 이 낯선 모습으로 계속 살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마음이 든다. 아침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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