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ducati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hwan Connor Jeon Dec 01. 2022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11

중국의 한 병실에 누워


그 작은 시골 병원에서는 찢어진 턱의 봉합수술을 받고 지혈을 한 이후에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었고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해서 봉합수술 이후에 숙소가 있던 연길의 중심가에 위치한 연변 복지병원으로 바로 이동을 했다. 


그때는 이 병원에 올 때처럼 작은 트럭의 짐칸 이 아닌 앰뷸런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더 이동을 해서 연변 복지병원에 도착을 했다. 이미 날은 저물어 캄캄한 밤이었고 복지병원에는 교장선생님과 현지의 교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변과 같은 작은 도시에서 외국인이 당한 이러한 사고는 신문에 날 만큼 큰 것이었다 현지 한인 회장님이라는 분이 병실로 찾아와서 당장 내일 한국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비행기표는 본인이 해주겠다면서. 연변은 의료시설이 열악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나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기도 하고 일리가 있기도 해서 잠시 고민을 하긴 했지만 연변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연로하신 어머니에게 나의 사고 소식을 알리는 것은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혹시나 아버지나 형제들이 알게 되더라도 어머니의 귀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여 일단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연변 복지병원에서 도착해서 전신 엑스레이를 비롯해서 밤이 늦도록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다. 부상이 심해서 6주 정도는 병원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자정을 넘겨 모든 검사가 끝나고 중국 연변의 한 병실에 혼자 누웠다. 창 밖의 구름 낀 밤하늘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1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