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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Dec 28. 2022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15

2002년, 나는 젊었고 병상에 멈추어 있을 수 없었다


2002년, 중국에서 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은 한국에서 치료를 받는 게 더 좋았겠지만 당시 내가 중국에 남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결정으로 인해 현재의 아내를 만났고 그 과정을 거쳐서 미국에서 교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삶의 여러 결정들을 통해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이후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이러한 변화 이후에 당시의 결정들을 되돌아보며 그때 이랬으면 달라졌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과거에 매달리며 그때 이랬다면, 저랬다면을 가정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나답지 않은 일이다. 나는 지금 발을 딛고 있는 현실에서의 최선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되뇌며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오늘이 중요하고 지금이 중요하다. 비록 중국의 한 변두리 병원 병상에 누워 있는 내 몰골이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벌어진 교통사고와 그에 따른 부상 때문에 좌절하고 낙심하기에 나는 매우 젊었었다. 부러져 어긋난 턱 뼈를 맞추는 데는 실패했지만 교실로 빨리 돌아가려면 또 다른 부상 부위를 치료하고 재활하는데 집중해야 했다.


사고 당시 왼쪽 귀가 찢어져서 봉합 수술을 했는데 귀 안쪽에 출혈이 계속되고 있는 건지 며칠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레슬링 선수처럼 귀가 조금씩 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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