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번째 나의 일은 보조교사
미국에 들어온 지 1년 반이 지나서 동네 교육청에 보조교사 지원서를 제출했다. 보조교사는 대학졸업장이나 교사자격증이 필요 없었다. 교육청에서 수학과 영어 시험을 통과하고 간단한 인터뷰 절차를 거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는 셈이다.
집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이 학교는 매우 외딴곳에 위치해 있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이 동네에 갱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것이 학교 주위에는 매우 낡은 집들이 듬성듬성 있었고 큰 도로를 벗어나면 흙바닥인 길로 바로 연결되었다. 미국에서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있는 학교는 교사들의 선호지역이 아니어서 교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교사 양성과정을 장학금으로 마치게 해주는 대신에 이러한 지역에서 몇 년 정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도 있다고 한다. 내가 첫 근무지로 선택한 이곳도 그러한 지역 중에 하나였다.
나는 한 학교의 SDC (Special Day Class)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SDC는 여러 가지 이유로 학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들이 모인 반이었다. 이 반에 에있는 10명 정도의 학생들은 학습지체가 있거나 정서적인 문제, 또는 행동 발달에 지장이 있었다. 너무 폭력적이어서 일반 학급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있을 수 없는 학생들도 이 반으로 보내어졌다. 이 반을 맡은 담임인 M은 50대 정도로 보이는 백인이었고 나의 업무는 하루에 3시간 동안 그를 도우면 되는 것이었다.
첫째 날에 M의 반에서 목도한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