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ducati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hwan Connor Jeon Sep 28. 2015

사회가 어떻게 바뀌나?

개인의 작은 행동도 이렇게 바꾸기가 힘든데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남미에서 온 이민자들 밀집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에 건너온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다. 소득은 낮고, 언어장벽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도 많다. 이러한 지역적 어려움을 정책적으로 도와주고 학생들과 부모들이 학교와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학교와 교사의 책임에 속한다.


어렸을때 교장선생님은 넝마주이 집개를 가지고 다니시며 휴지를 줍곤 하셨다. 전교 조회를 할 때면 휴지를 잘 좀 줍자며 하울링이 심한 스피커로 그렇게나 강조하시곤 하셨다. 반마다 청소 구역과 시간을 정해서 학교를 청소를 했지만 학교가 깨끗해 지기 까지는 꽤나 긴 시간이 걸렸던 같다. 아이들의 행동이 바뀌는 것은 아이들의 행동변화 이전에 사회 전반의 의식의 변화가 먼저 수반 되어야 한다. 본 대로 배운대로 행동하는 학생들은 부모들에게서, 사회로 부터 보고 들은 대로 행동할 뿐이었다.


버스 탈 때 줄서기, 지하철에서 담배 피지 않기,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탈 때 줄서기 등 지금은 기본으로 여겨지는 규칙들도 십수년에 걸쳐서 바뀌어온 결과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이후, 또는 퇴근길에 교정에 널부러진 수많은 쓰레기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흡사 20년 전의 한국을 보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학교 바깥의 길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흡사 남미의 어느 한 나라를 방문했을때 보았던 길거리를 연상시킬 정도이다. 사실 이곳도 모든 학교가, 모든 지역이 이와 같진 않다. 지역마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미국. 길을 하나 건너면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교정에 널린 쓰레기는 학교 밖 부모와 이웃에게서 배운 순수한 복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수년에 걸쳐 내가 가르치는 어린 학생들에게 교실 밖에 널부러진 쓰레기가 얼마나 끔찍하고 부끄러운 것인지 수차례 이야기를 해도 변화를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들의 부모와 지역 사회가 이들과 함께 공감하며 행동하지 않는 이상 학생들의 행동이 바뀌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이, 사회가 바뀐다는 것은 이렇게도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급식은 밥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