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출석이 곧 예산
미국 학교에서 학교 예산의 일부분은 학생들의 출석률에 따라 달라진다. 학생들의 출석률이 높은 학교는 그만큼 추가예산을 받게 된다. 질병이나 치과진료 등으로 인한 결석은 예외로 예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학생들의 출석은 교사들의 학급운영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서 지나친 결석이 반복될 경우 해당 교사나 학교 운영진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학교차원에서는 출석률 재고를 위해 다양한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도 하는데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한달간 학교를 빠지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매월 작은 상품을 주고, 가장 높은 출석률을 보인 학급은 트로피를 받게 된다. 이런 장치들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를 결석 하지 않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의 결석을 점검하고 출석을 독려하는 전담인력을 두기도 한다.
주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학생이 일정 횟수보다 더 많은 결석을 기록하고 부모가 이에 대한 적절한 소명을 할 수 없을 경우 해당 부모에게 법적인 제재가 주어지는 것도 가능하다. 학생들의 출석이란 것이 담임의 학급운영이나 학교와 관련된 요인 뿐 아니라 가정의 일이나 학생 개인의 사정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아침에 단순히 늦게 일어나거나 부모의 방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서 학생의 출석에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나 교육청 차원의 이러한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생각 된다.
필자는 어려서 "아파도 학교에 가서 아파라"는 말을 듣고 자랐고, 교육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한국사회에서는 잘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다양한 구성원의 미국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행동양식을 요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사회나 학교차원에서,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부모로서 자식들의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을 하도록 요구하고 독려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자식의 성공을 위해 부모들이 행하고 있는 어쩌면 당연시 되는 많은 활동들이 이곳 미국에서는 학교와 교사의 몫인 셈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한국 못지 않은 "헬리콥터 맘"들이 존재하지만 공교육적인 관점으로는 이러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차이를 가능한 메꾸어 주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소위 흙수저 논란의 한국사회, 한국 교육도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