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Educatio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hwan Connor Jeon Feb 08. 2016

미국 학교에서의 설날

Lunar New Year's Day

미국에서의 한국 고유명절은 대개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국경일도 아닌데다 사회적으로 이와 관련된 어떠한 행사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나 한글학교 등에서는 설이나 추석 등에 특별한 행사를 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를 가진 그룹과 이를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국에서 교직을 시작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 사회가 상호 존중과 각 문화에 대한 균형을  중요시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지적된 백인 중심의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최소한 학교에서나 공공부문에서 비주류가 그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제한이 없다고 보인다. 그들의 목소리가 현실에 반드시  구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뉴욕에서 결정된 설날 휴교 결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청교도의 나라에서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뿐 아니라 유태인의 명절인 하누카를 가르치고 아프리카의 명절인 콴자에 대해 배우듯 설을 쇠는 아시안이 사회의 주류는 아니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여 휴교를 하는 결정이 낯설지만은 않다. 물론, 이러한 결정이 내려지기 까지 누군가의 숨은 노고와 이런 저런 갈등도 있었으나 이번 일로 이 사회가 작은 목소리에 귀가 열려 있는 사실에 작은 희망을 보게 된다.


설날의 정식 명칭은 Lunar New Year's Day이다. 음력 새해란 뜻인데 이 역시 아시안들을 골고루 배려한 명칭이다. 음력을 근간으로 한 24절기나 12 간지, 설의 문화가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 때문에 이 명절을 Chinese New Year라고 부르기엔 다른 아시아 권의  부류로부터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배려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미국의 학교들은 설을 Chinese New Year's Day로 부르는데 익숙해 있고 이와 관련한 서적들도 같은 입장이다. 그럼에도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Lunar Yew Year's Day로 부르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인종간 배려라는 묘가 숨어 있는 것이다.


Los Angeles Unified District에 속한 필자의 학교는 아직 설이 휴일은 아니자만 설날에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설에 대해, 세배와 세뱃돈, 떡국 등에 대해 공부할 것이다. 제기차기와 윷놀이는 매년 우리 반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이기도하다.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 다름을 다양함으로 인정하고, 이를 품는 것을 자신을 넓히는 과정으로 볼 줄 아는 것이 세계시민으로서의 다양한 역량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이러한 과정이 건강한 미래세계를 이끌어갈 이들의 자산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국과 미국의 기간제 교사 비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