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학생들은 배운다
개학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 보다 이곳에서의 개학일은 조금 더 혼잡하고 불안정 하다. 이런 차이는 미국과 한국의 차이라고 보다는 학교를 운영하는 핵심 인원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다. 한국의 경우도 교장, 교감, 부장들이 어떠한 사람으로 채워져 있느냐에 따라 학교 운영의 질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많이 보장된 미국, 그 중에서도 Charter School이나 내가 속한 PILOT School 들은 이들 핵심 그성원의 영향을 더욱 민감하게 받는다. 학교운영의 질이라는것은 어느 곳 이라기 보다는 누구인가에 의해 결정 되는 것이다. 특별히 이곳에서는 교장, 교감, 코디네이터가 역할이 절대적인데 이들이 제 역할을 제 때에 유기적으로 하지 못할 경우 학교운영 여기저기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들은 교사들의 교수, 학생들의 학습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한 불이익은 온전히 학생의 몫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미국전체에서 공사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럭셔리(?)한 학교로 개학 당시 미디어에서 떠들썩 했었는데, 그 큰 캠퍼스를 6개 학교가 공간을 나눠 쓰고 그 일부를 3개의 초등학교가 함께 쓰는 구조라 식당이나 운동장과 같이 다른 학교와 공유 해야 하는 공간의 경우는 더욱 신경써서 일정 등을 조정해야 혼잡을 예방할 수 있다. 올해도 반복되는 혼란스러운 상황들은 학교간의 조정활동이 원활하게 되지 못하다는 증거라 생각 된다. 독재자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이곳의 분위기도 이러한 혼란에 한 몫 하는 듯 하다.
학기의 시작은 또 이렇게 삐그덕 대고 인디언 써머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 나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망울들. 완벽한 사람이 없듯 완벽한 학교도 없겠지만 그래도 교사들은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