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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Nov 01. 2020

언텍트 시대의 핼러윈

모니터 앞에서 Trick or Treat

역시 핼러윈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랬지만 온라인 수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습관적으로 학교에 늦는 학생들도 시간에 정확하게 맞추어 Zoom 수업에 들어왔다. 모두들 형형색색 다양한 복장을 하고 모니터 앞에 앉았다. 이리도 좋을까. 새삼 그리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 복장을 하고는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온라인 수업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다고?

수업 시작 전부터 Zoom 수업에 입장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문득 드는 생각. 그렇지. 매일의 수업이 이렇게 신나고 흥분되면 학생들과 부모에게 수업시간에 맞추어 들어오고 과제를 빠짐없이 제출하라고 독촉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스스로 참여하게 될 텐데. 진도나 시험에 대한 준비와 걱정을 제쳐두고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추어 수업을 부담없이 진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지런하고 재치 있는 어떤 선생님들은 어디에선가 그렇게 하고 있겠지만.


핼러윈? 아니면 가을 축제?

핼러윈 축제일이 다가오면 가정통신문을 보내어 자녀들의 핼러윈 관련 행사 참여에 대한 부모의 동의를 구한다. 종교나 다른 이유로 핼러윈 관련 활동을 원치 않는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반 전체를 대상으로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입장으로서는 반에서 한 두 학생이 그러한 이유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좀 곤란하기도 하다. 이 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그냥 핼러윈 가면을 만드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 쓰기와 읽기, 수학이나 사회 등 타 교과와 연계된 수업의 연장으로 계획하기 때문이다. 올해 나는 핼러윈과 가을축제라는 단어를 둘 다 사용하기로 했다. 혹시나 핼러윈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가정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그 이유 때문인지 온라인 수업이어서 그런지 올해는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여 평소와는 좀 색다른 수업들을 모두 다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캔디를 받아야겠다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말에 캔디를 받으러 다니는 Trick or Treat을 가겠다고 하는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다. 사탕을 직접 손으로 건네주지 않고 드론으로 떨어뜨리거나 파이프를 연결한 통로를 통해서 사탕을 주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아무래도 집에 머무르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다. 매년 그랬듯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안전하게 Trick or Treat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주의사항들을 알려주고 사탕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서 수업을 했다. 특별히 올해는 코로나와 관련한 안전수칙까지 더해서 이야기를 해야 했다. 이런 여러 가지 위험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가서 사탕을 받겠다고 하는 학생들이나 이 아이들을 데리고 굳이 나가야겠다고 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코로나가 빨리 종식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손잡고 퍼레이드도 하고 신나게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문득 그리워 지는 올해의 핼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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