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감옥>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유리 감옥>을 읽었다. 사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는데, 범죄/스릴러 소설의 경우 그 플롯과 줄거리가 핵심이라 자세히 적을 수는 없고, 아무튼 오랜만에 정말 정신없이 재미있게 봤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 때도 그랬지만 ‘나쁜 놈’을 응원하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등장인물들이 그러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이유를 독자에게 너무도 충분히 납득시킨다.
“재미있다”는 말에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이 책은 정말로 “재미”가 있다. 훌륭한 작가는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매번 나오는 살인/불륜/배신/마약 같은 뻔한 소재들로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써낸다. 1964년에 나온 소설이라는 것도 매우 놀라운 지점.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말 그대로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 강추.
⭐️⭐️⭐️
학교에서 애들이 티미를 괴롭혀.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아. -p.21
“인생은 재밌지.” 맥스가 이 말을 반복했다. “자신을 멀찍이 떨어져서 보는 동시에 가까이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거든. 한쪽으로만 보면 미쳐버릴지도 몰라. 두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하니 쉽지 않지. 넌 오늘 너 자신을 멀찍이 지켜보는 중이야.” -p.106
이 세상이 하나의 거대한 감옥 같다는 생각을 했어. 여러 개의 감옥이 모이고 모여 확장된 형태라고나 할까.” -p.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