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든 아이들 곁에 누워 설기 사진을 보았다. 자꾸만 눈물이 나서 훌쩍훌쩍하고 있는데 갑자기 자는 줄 알았던 둘째가 돌아눕는다. 한참 동안 그렇게 가만히 누워 바라보다가 묻는다.
“엄마 왜 자꾸 울어?”
“응, 아니야. 엄마 눈에 뭐가 들어가서 그래.”
그러자 배시시 웃더니 손을 뻗어 내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아준다. 그러고선 또 입을 연다.
“엄마 그렇게 우니까 아기 같아.”
누가 누굴 보고 아기래. 아기가 자기 엄마 보고 아기 같다니. 그 말이 너무 웃겼는데, 이상하게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웃긴 만큼 눈물이 더 났다. 계속해서 훌쩍거리는 나를 보며 둘째가 덧붙인다.
“엄마 정말 귀엽다. 사랑해 엄마.”
가끔씩 사는 이유를 모르겠는 때가 있다. 딱히 큰 불행을 겪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이 왜 태어나고 왜 존재하는지 자체를 모르겠는 그런 순간들 말이다. 의미 없이 태어나고 의미 없이 존재하다가 의미 없이 가버리고 마는 수많은 것들,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쪽이 더 편안하고 행복했을 어떤 삶들. 그런 것들을 계속 보다 보면, 삶 자체가 덧없고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때가 있다.
그럼에도 아주 가끔씩 이런 순간을 만나다 보면,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순간순간들을 위해 지금껏 살아왔고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