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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혜 Dec 11. 2018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연체하면 무슨 일이?

<자정 4분 뒤>를 읽고

스티븐 킹의 <자정 4분 뒤>를 읽었다. 93년도에 출간되었던 <환상특급>이라는 소설의 개정판으로 올해 제목을 바꿔 새롭게 출간되었다. <사계>의 뒤를 잇는 책이라기에 더 생각하지 않고 집어들었다. 그런데 아니 이보시오 작가양반, 중단편집이라니요.

<자정 4분 뒤>는 총 4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각각의 분량이 무려 300페이지에 달한다. 누가봐도 그냥 장편소설 4권이다. <사계> 역시 단편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었지만 거기 실린 4편의 소설이 모두 200-400페이지에 달했었는데 역시나...그나마 이번에는 ‘단편’이 아닌 ‘중단편집’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스티븐 킹이 생각하는 장편이란 무엇일까, 1000페이지 정도는 되어야 장편으로 인정해주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독자 입장에서는 2권을 사서 4권 분량을 읽을 수 있어 좋지만 같은 작가의 장편소설을 연달아 4편을 읽는 느낌이라 중간에 살짝 지겨움을 느끼게 되는 면도 없지 않다.

<랭골리어>, <비밀의 창, 비밀의 화원>, <도서관 경찰>, <폴라로이드 개> 총 4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지라 <사계>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조금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캐리>나 <샤이닝> 같은 본격적인 공포를 다루는 것은 아니어서 호러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도 적당히 볼 수 있는 수준 같다. 미국 드라마 <The Twilight Zone> 시리즈 느낌도 살짝 난다. 국내에는 <환상특급>으로 소개되었는데 일드 <기묘한 이야기>의 미국 버젼으로, 오래되었지만 지금 봐도 꽤 재미있다.

<랭골리어>에서는 비행 중 눈을 떠보니 기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비밀의 창>은 한 유명 작가가 표절시비에 휘말린 사건을 다룬다. <도서관 경찰>은 한 남자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연체했다가 큰일을 당하는 이야기이며, <폴라로이드 개>에는 자꾸만 이상한 개가 찍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등장한다. 솔직히 <사계>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4편 모두 무척 재미있게 봤다. 그런데 늘 느끼지만 스티븐 킹은 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설명이 좀 불필요하게 긴 듯한 부분이 많다. 본인의 다른 책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제발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짧게 짧게 쓰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서관 경찰 - 비밀의 창 - 폴라로이드 개 - 랭골리어 순으로 재미있었다. 특히 도서관 경찰은 도서관에서 책 빌리고 제때 반납 안하면 ㅈ 된다는 이야기를 아주 길게 풀어놓은 느낌이라 무척 흥미로웠다고나. 예전에 대학교 도서관에서 어떤 사람이 책 빌려간 뒤 몇년간 반납을 안해서 연체료가 100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음...그 런 분들이 이 책을 읽어야 됨.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내가 예약한 책 빌려간 뒤 반납 안 하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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