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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준 Jan 18. 2019

UC Berkeley에서 실리콘 밸리로 취업

실리콘밸리 해킹하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터뷰 준비


세상은 넓고 똑똑한 인간들은 많다. 버클리에 입학하기 전까지 난 똑똑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면 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학생이 될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력은 배신을 하지 않는다"라는 어구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았을 만한 말이고 공감을 살만한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지만, 그 노력에 대한 결과의 차이는 그 사람의 타고난 능력과 지능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사람이 한 시간 노력한 결과가 평범한 사람이 10시간 노력한 결과보다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공대의 수업들은 강의(Lecture), 토론(Discussion) 그리고 실험(Lab)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경험했던 버클리의 컴퓨터 공학 강의에서는 교수가 대략의 컨셉과 간단한 내용만 설명하고, 실질적인 공부는 강의 책 읽기와 숙제를 하면서 이루어지며, 조교들과 토론 시간에 질문과 답변을 하면서 다져지게 된다. 또한, 실험 시간에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하거나 디자인을 해야되는 전체적으로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되는 양의 숙제를 하게 된다. 그리고 시험은 학기당 3~4번의 시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말 그대로 한달에 한번씩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새벽까지 도서관이나 빈 교실에서 숙제와 싸워야 했으니 내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매번 결과가 좋게 나오지는 않았다. 아마도 외국인으로써 영어로 된 문제를 변역하고 서술 해야 되어서 였을까? 반면, 주어진 시간 중, 반도 지나지 않은 순간부터 잘하는 애들은 시험지를 내고 나가기 시작했다. “대체 나는 반도 겨우 풀고 있는데 벌써 다 끝내고 나가는 친구들은 뭘까?”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일찍 풀고 나간 친구들이 성적도 더 잘나왔다. 똑똑한 놈들... 부럽다... 결국, 2년내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나이도 나이인 지라 집에서 더이상 학비 받기도 미안하고 그래서, 빨리 졸업하고 미국에서 취직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뭐 성적도 좋지 않았으니 탑 스쿨의 대학원에 지원했더라도 입학하지 못했을 거다.

 

취업 준비를 본격적으로 한 시기는, 버클리로 입학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였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커리어 페어(Career Fair)라는 직업 박람회를 매 학기마다 하는데, 처음 이곳을 방문 후 새삼 내가 실리콘 밸리에 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다. 박람회에서는 구글, 페이스북(상장 전), 아마존, 그리고 Cisco같은 대기업부터 시작해서, Dropbox(상장 전), Pinterest, Twitter(상장 전) 같은 스타트업들도 참가했었다. 취업 박람회는 한국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생들은 저마다 다들 이력서를 100장씩은 뽑아 회사 부스를 돌아다니며, 간단한 인터뷰도 보는 공돌이들만을 위한 박람회였다. 


특히나, 해외 학생인 경우,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가 아닌 학생들은 이력서도 낼 수 없을 정도로 엔지니어들만 이력서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엔지니어들을 많이 뽑는 동네이기도 하며,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을 리쿠르트하기 위해서는 H1B비자(취업 비자)가 스폰서 해야되기 때문에 비교적 비자가 잘 나오는 엔지니어들을 우선적으로 뽑는 듯 보였다. 물론, 이때가 편입한지 고작 1년 지났을 때라 나는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었고, 그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되는지 구경만 하다가 왔다. 확실히 느꼈던 점은, 나처럼 편입생이 아닌 1학년부터 들어온 친구들이 취업하기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점이었다. 그 이유는, 이 친구들은 벌써 각 학년 방학때마다 이 동네 회사에서 인턴쉽을 했었고, 그 경험에서 배운 실무와 어떤 식으로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 해야하는지 알고 있었다. 몇몇은 벌써 4학년 되자마자 오퍼를 받은 상태로 더 좋은 오퍼를 받기 위해 인터뷰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에 반해, 나는 이제 막 편입한 상태였고, 학비가 비싸 졸업을 무조건 2년내에 해야했기 때문에 학업말고 인터뷰 공부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기가 죽은 상태로 3학년을 마치고 그래도 떨어질때는 떨어지더라도 미국에서 대학교를 마친 이상, 취직 준비는 한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와서 공부하느라 부모님께 등록금과 생활비 전부를 보조 받은 터라, 그냥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말 그대로 남의 나라와서 돈만 버리고 귀국하고 싶지는 않았다.

 

미국 대학교에는 커리어 센터라는 학교 내의 취업을 도와주는 부서가 있다, 이곳은 취업을 하기위해 이력서를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부터 시작해서 국제 학생인 경우에는 어떤 비자가 필요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도움을 준다. 나 같은 경우는 겨울 방학을 이용해 조금씩 준비했고, 4학년이 되자마자 무작정 이력서들을 여러 회사에 보내기 시작했다. 연락이 와서 인터뷰를 본 곳은 몇군데 없었지만 운이 좋았던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타트업 회사 인터뷰에 합격하게 되었다. 내 생각엔 내가 인터뷰를 잘 본것 같지는 않았고 운이 좋아 학교에서 배웠던 문제가 나왔었고, 회사에서도 막 투자를 받아 사람을 많이 뽑아야 되는 상황이라 운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여기서 잠깐, 내가 어떤 식으로 인터뷰 공부를 했고, 미국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가 필요한지 소개해보겠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터뷰 준비


그렇게 오퍼를 받아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연봉은 대략 8천만원과 주식을 어느정도 받았다. 실리콘 밸리에서의 연봉은 한국에 비해 확실히 높았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면서 인턴쉽 비슷하게 일을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그 회사는 실무에서 일할 엔지니어가 필요했고, 졸업을 할때쯤에는 실질적으로 바로 일을 시키고 싶었던 것이었다. 나쁘게 보자면, 내가 졸업 전 일을 잘 못했다면, 오퍼를 취소하겠다는 심리도 있었을 것이다. 취업 타이틀은 “Web Application Engineer”. 말그대로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직종이었다. 그렇게 나는 남은 1년내에 졸업 크레딧을 무조건 채워야 했으며, 주말에는 스타트업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 했다. 거의 남들이 3~4 학기로 나누어야 들어야 될 분량을 2학기내에 끝내는 되는 살인적인 스케쥴이었다. 사람은 살다보면 중요한 결정을 하고 밀어붙여야 하는 시기가 있다. 나는 대학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은 일년내에 무조건 졸업 학점을 이수하고 취직에 성공해야 했다. 오퍼를 받은 상황에서 1년내에 졸업을 못한다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했으며, 한 학기를 더 하게 된다면, 부모님에게 등록금 부담을 또 드려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잠만자고 주말 일아니면 공부에만 몰두했다. 그 일년 동안은 햇볕을 본 적이 강의실을 옮겨다닐 때 뿐이었을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겨우 겨우 졸업 학점을 이수 할 수 있었고, 졸업 후 나는 실리콘 밸리 팔로알토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나의 커리어는 “Web Application Engineer”로 시작을 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웹에서 만드는 엔지니어였던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Javascript, HTML, Server side script 그리고 Database query 정도가 필요한 기술이었다. 한국 대학교에서도 그렇지만, 웹 쪽으로는 미국 대학교에서도 수업 과정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물론, 버클리에서도 웹 관련 수업은 없었다. 대부분의 수업은 기초적인 컴퓨터 과학에 포커스 되어 있었고, 하드웨어 측면에도 트랜지스터의 동작이라던지 디지털 회로를 디자인하는 원론적인 내용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이러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을까? 내 웹 개발의 시작은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때로 돌아간다. 2학년을 마치고 겨울 방학에 접어들때 당시 동기들과 같이 웹사이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같이 프로젝트에 몰두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성공적으로 마칠 수는 없었지만, 그 시절 경험을 시작으로, 싸이월드와 네이트가 인기있었던 SK에서도 파트 타임 경험을 했었고, 군대에서는 인트라넷에 웹페이지를 만드는 등 작지만 많은 기회로 그 기술을 조금씩 습득하고 발전시킬수 있었다. 인터뷰에서도 웹 프로그래밍 경험이 있는지 질문을 받았고, 그러한 작은 경험들이 면접관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운 좋게도 한국에서는 별로 어필할 수 없었던 군대 2년의 경험이, 면접관인 미국 사람들에게는 책임감과 지도력이 있을 수 있는 사람으로 보여져 많은 가산점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성공과 기회는 노력하는자에게만 온다. 인생에서 3번 주어진다고 하는 기회는, 가만히 기다리는 사람에게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마다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을 다 마련해 놓고서,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덤벼드는 사람들에게 오는 보상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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