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자리에 아쉬움이 남는 사람

by 이승훈
출처 : 미생

"나 다음 달까지만 일해요."

퇴근길 만원 지하철 속에서 받은 팀장님의 저 간결한 메시지 한 통에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다. 아쉬움인지, 안타까움인지 모를 감정으로 한동안 말없이 핸드폰 화면만 바라봤다.


팀장님과 같이 일한 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간다. 마케팅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당시 팀장님은 영업부 과장님이었다. 1년 반 정도의 경력을 채우고 퇴사했지만, 팀장님의 제안으로 재입사했고, 함께 영업부에서 근무했다. 영업은 생각도 하지 않던 내가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팀장님이 다른 팀이었던 나를 그만큼 잘 챙겨주었기 때문이었다.


함께 일하면서도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지냈다. 아니 돌이켜보면, 팀장님 덕분에 참 재밌게 일했다. 영업의 '영'자도 몰랐던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고,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종종 이직 제안이 들어와도 팀장님과 더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안을 거절할 정도였으니, 참 많이 의지를 했던 것 같다. 그런 팀장님의 퇴사 소식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건 아마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쉬움을 남기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수많은 이별이 있었다. 함께 일하던 6개월 계약직 인턴과의 이별도 있었고, 친하게 지내던 동료와의 이별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아쉬움을 남기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떠나고 그 빈자리가 느껴질 틈도 없이 밀린 일을 처리하기 바빴다. 하지만 팀장님은 떠나기 전부터 내게 아쉬움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미생의 오차장 역시 그랬다. 그가 떠나는 날, 같은 팀은 물론이고 다른 팀 사원들까지 찾아와 함께 슬퍼했다. 그의 빈자리는 오래도록 채워지지 않았고, 결국 그들은 다른 회사에서 다시 만났다. 그만큼 그의 빈자리는 컸고, 팀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 사람의 빈자리가 드러나면서 다가오는 서글픔과 불편함. 그것은 때로 그리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던가 - 한수산 거리의 악사 中


떠나는 자리에 후련함이 아닌 아쉬움과 그리움이 남는 사람. 나도 언젠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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