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문제없는 날보다 문제 있는 날이 많더라

by 이승훈

처음 직장에 들어와서 일하게 된 팀은 마케팅팀이었다. 당시에 주로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맡아 진행했는데, 행사라는 특성상 주말 출근과 야근은 다반사였다. 그뿐인가. 더운 여름날 갑갑한 몽골텐트 안에서 행사를 운영하고, 휴식시간도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것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내게 꽤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나중에는 새로운 행사 제안이 들어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행사'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1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해당 업무를 담당하며 결국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일을 그만뒀다.(물론 대부분이 그렇듯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현재 사업부, 오프라인 및 온라인 영업/MD 일을 하고 있다. 사실 전혀 생각도 못한 직무였다. 영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꽤나 컸다고 해야 할까. 어릴 적부터 TV에서 나오는 영업맨들의 이미지는 매출에 압박을 느끼고, 이리 뛰며 저리 뛰는 사람이었고, 회사의 매출이나 돈에 관여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이런 직무는 애초에 내 성격상 맞지 않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하지만 나는 이 직무에서 어영부영 거의 1년을 채워가는 중이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생각보다 재밌는 일도 많았다. 모두 나열하기 힘들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보는 눈이 조금은 넓어진 것. 회사는 어떻게 수익을 올리고, 거래처와는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물류 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마케팅팀에서는 그저 회사를 홍보하는 일만 알았다면, 이제는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수익을 올리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면을 알아가고 있다. 하지만 얻는 것이 많은 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다.


가장 스트레스받는 것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핸드폰.

'오늘 입고되기로 한 제품이 입고가 되지 않았다.'

'어떤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 자료 오늘까지 받을 수 있겠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연차나, 주말, 퇴근 후에 연락이 온다. 그럼 나는 곧장 문제를 해결하려 이곳저곳에 전화를 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마케팅팀에 있을 때는 그저 내게 맡겨진 일만 잘하면 됐다. 그 일만 잘 처리하면 주말에 연락이 올 일도, 문제가 될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늘 일이 생긴다. 크고 작고를 떠나 하루가 다르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면서 느낀 생각 한 가지.


'세상엔 문제없는 날보다, 문제 있는 날이 더 많구나.'


이 간단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고 해야 할까. 똑같이 문제가 생겨도, 그러려니 하며 일을 처리하고, 전보다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매일 아침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부터 하던 게 이제는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가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온다. 그 상황을 미리 알 수도, 피할 수도 없으니 그저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히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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