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늦잠을 자고 자연스레 눈이 떠질 때 일어났다. 원래 같았으면 출근을 했어야 정상이지만, 오늘은 미리 연차를 내두었기에 아침부터 여유로웠다. 늦은 아침을 챙겨 먹고 여유롭게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은 삼청동에 가는 날이었다.
출근시간이 지나 여유로운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니 어느새 안국역에 도착했다. 안국역에 나오자마자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들. 그 풍경 속에 섞여있는 하교하는 학생들과 점심시간 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나온 직장인들. 그 무리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삼청동을 거닐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문을 여는 소품샵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던 중 보이는 익숙한 가게.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쳤지만, 한 번 들어가 볼까라는 생각에 안으로 들어갔다. 한옥으로 꾸며진 내부로 들어가니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향수 가게였다. 달콤하고 독특한 향기보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점원의 친절한 설명.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 괜히 나까지 기분 좋아질 것 같은 친절함에 가게를 나오는 내 손에는 향수 하나가 들려있었다.
지인이 아는 카페로 향하던 중 문득 생각지도 못한 카페에 들어가게 되었다.
'차 마시는 뜰'
매번 삼청동을 지나다니며 보는 카페였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왜인지 외국인들이 많이 오고, 그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금은 상업적인 카페일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카페에 들어갔을 때 내 생각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누구보다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주시고, 심지어 차의 맛도 아주 훌륭했다. 풍경은 내가 가본 삼청 카페 중 가장 훌륭했으며, 인테리어 역시 그랬다. 하지만 모든 것보다 좋았던 것은 사장님의 친절함.
앉아있는 우리를 보고 나가서 사진 찍으라며 좋은 장소를 알려주시고, 조금 후 나오시더니 직접 사진을 찍어주시던 친절함을 잊을 수 없다. 유쾌한 사장님 덕분에 내 사진첩에는 내가 웃는 모습의 사진만이 가득했다.
집에 가는 길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모든 것이 기억에 남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사람들의 친절함. 날이 더워 짜증이 날 법도 하지만, 오늘 만난 사람들은 이상하리만치 친절했다. 소품샵에서 결제를 해주던 사장님과 시향을 해주던 사장님. 그리고 먹는 방법부터 사진까지 직접 찍어주시며 유쾌하게 대해주셨던 사장님까지. 그런 친절함에 오늘 하루를 잊을 수 없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나는 사람들을 저렇게 대했을까.'
친절하게 대한다고 대하지만, 내가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내 기분으로 인해 어떤 사람의 하루를 불쾌하게 만든 적이 있지는 않을까. 친절한 어떤 사람으로 인해 내 모든 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작은 친절이 다른 사람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스스로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