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도 내 삶의 일부더라

by 이승훈

지독하게도 심란한 주말이었다.

회사에서의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꼼꼼하게 나눠두었던 연차를 급작스럽게 쓰게 되었고, 모처럼의 쉬는 날에 쉬기는커녕 하루 종일 집 근처 카페에 앉아 개인적인 일을 해결하기 바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 노력했으나, 일이 풀리기는커녕 부정적인 상황들이 계속해서 겹쳐왔다. 힘든 일이 겹쳐오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은 계속해서 나를 덮쳐왔고, 그런 감정은 나를 저기 어딘가 깊숙한 곳으로 끌어당겼다.


좋지 않은 상황은 항상 몰려왔다. 마치 내가 힘든 것을 즐기는 어떤 못된 악마가 있는 듯 그런 상황은 항상 내가 버티기 힘들 정도로 한꺼번에 찾아왔다. 이번 역시 다른 때와 같았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다른 때에 비해 버텨내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았다. 물론 글을 쓰는 지금도 이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중이지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졌다고나 할까.


예전의 나는 나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상태가 되면 스스로 불행한 상태라고 느끼고 우울함을 느낀다거나, 다른 상황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고, 다시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물론 빨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같지만, 부정적인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좋지 않은 이 상황도 내 인생 중 하나고, 아무리 심각한 일이라도 지나고 나면 그저 그런, 심지어 기억조차 나지 않게 되는 작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실 살다 보면 좋은 일 보단, 좋지 않은 일이 훨씬 많다. 시험에 붙는 것보다 떨어지는 일이 훨씬 많고, 원하는 회사에 단번에 붙는 것보다는 수십, 수백 번 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것이 훨씬 많다. 애석하게도 우리 삶은 부정적인 상황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그런 인생이다.(적어도 내 경우에는)


부정적인 상황을 겪게 되면 스스로 성장한다거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뭐 그런 뻔한 소리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부분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순간도, 부정적인 순간도. 행복한 순간도, 불행한 순간도 모두 우리 인생이고, 우리 삶의 한 부분이니까.


우리가 행복한 순간을 그토록 바라는 이유도 이런 불행한 순간이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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