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의 느낌

중년의 주식

by seungmom

어느 날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었다.

98엔으로 산 것이 오르고 있더니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오르고 있었는데

내일도 오를까 하는 걱정이 생기더니 조바심은 바로 초조함으로 변했다.


처음으로 사놓은 것을 팔아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니

그것이 오늘인지 내일로 미뤄야 하는지

오늘이면 가격을 얼마로 정해야 하는지 아님 그냥 팔아 달라고 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무엇을 걱정해서 이렇게 두려운지 생각을 해 보았다.

분명하게 지금 오르고 있어서 수수료를 내고도 이익이 남는데...

내일 더 오른다고 해도 이 정도면 많이 오른 것이니 욕심을 내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팔려고 하니 또 망설이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전부를 팔아야 하는지 반만 팔아야 하는지 또 결정을 하라고 했다.

나는 문뜩 두 번으로 나누면 수수료가 아깝다는 생각으로 전부 다 팔기로 하고

이런 결정들을 모아 컴퓨터에 팔아 달라고 해 놓고 기다렸다.


드디어 2012년 12월 말에 200주의 주식을 다 팔았는데

1주에 98엔으로 산 것을 155엔에 팔은 것이다.

난 내가 얼마나 똑똑하게 잘 판단했는지에 자랑스러워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후 며칠간은 조금 내려가 나의 만족도는 최고가 되고 그사이에 주식을 잊고 지냈다.

어느 날 심심해서 열어 보니

내가 모두 팔았던 주식은 몇 배가 되어 있었다.

한숨 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500엔이 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다 판 것을 후회하고 손해 봤다는 생각을 했다.

왜 한 번에 다 팔았었는지

그 수수료가 얼마나 된다고...


계속해서 쭉쭉 더 올라가면서 약을 올리는데

주식이 어떻게 사람을 망치는지 알 것 같았다.

내가 만약에 그대로 놔둬서 잘 팔았다면 10배의 이익이 나게 되는 것이고

그때 내가 가진 주식이 200주였는데 만약에 2000주였다면 거기에 또 몇 배가 되니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이 대박이구나 하는..


분한 생각이 들면서도 신기한 이 경험을 아들에게 늘어놨다.

아들이 웃었다.

그러다가 집을 날린다고 한다.

그러다가 컴퓨터에 머리를 박고 살게 된다면서

적당하게 잘 한 것이라며 이익을 봤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난 무척 손해를 본 것 같았다.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나도 이렇게 잘못 생각하고 이런 식으로 달리게 되면 어쩌나 하는..

나도 나를 다 알 수 없고 통제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데 하는..

나를 위해서

주식을 하게 된 동기와 목적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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