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점짜리 암기력

중년의 능력

by seungmom

열심히 보고 있는 일일 드라마가 예고편 없이 마치니

너무 궁금하고 걱정스러워 드라마의 미리보기를 찾아내

줄거리만 쓰여 있는 것을 읽는데 내가 나에게 실망을 했다.

그 정도 봤으면 매번 나오는 이름 정도는 머릿속에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 이름이 가물가물해서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머리가 나쁘다는 말을 커 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확실하게 다른 형제들보다는 안 좋았었는데

내일 치는 시험 준비를 아무것도 하지 않아 어쩔 줄 몰라하는 꿈을

난 50살이 될 때까지 꾸며 식은땀을 흘려야 했었다.

그것도 꼭 영어 시험의 꿈이었다.


그런 암기력은 영어 공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어서

중 고등학교 때의 암기 시험에서는 아예 손을 대지 않고 백지를 낸 적이 많았다.

선생님께는 성의조차 없다고 많이 혼나고

이 꼴이 답답했는지 친구들은 답안지를 걷을 때 한두 문제의 답을 적어 빵점을 면하게 해 주었다.

이런 나는 수학과 과학은 지리나 역사 선생님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잘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용을 이야기를 하려면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 등에 버벅거리고

어떤 제품을 이야기할 때도 상품명이나 회사 이름 등은 빼고 말한다.

이러니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나에 대한 인상은 더 흐릿해 한심하다는 말을 듣는데

이젠 반박조차 하지 않고 무식하다고 해 버린다.


그래도 이 시대가 되어서 난 날개를 단 것처럼 자유로워졌다.

작은 힌트만 있으면 작품의 제목이나 주인공의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잘 떠오르지 않아 말을 더듬으면서 구걸하듯이 질문을 해야 하는 경우는 면한 것이다.


최근에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들의 주변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다.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인도인이나 유럽인이면 나는 그냥 포기하고 만다.

그저 외우기 힘들어서 인데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너무 관심이 없다고 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메모를 해 두고 다음 이야기할 때 참고를 한다.


그래서 느는 것은 철저하게 메모하는 습관이다.

그렇다고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이름까지 적어 두어야 한다면...


이래서 아이들 이름도 바꿔 부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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