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에 지르는 고함소리

미국 UCLA에서

by seungmom

아이들이 고함을 지른다.

해가 지면 선선해져 가라앉는 어둠 속을 비집고

아이들의 절규의 몸부림이 들려오는 것이다.


학교 주변의 건물들은 대부분 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다.

기숙사는 그저 일 년을 살면서 학교를 익히면 다들 이런 곳으로 나와 사는데

기숙사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학생들이 모여사는 집들 사이사이로 아이들이 일제히 허공에 대고 크게 외친다.


처음 들었을 때엔 무슨 일이 생겼나 했었는데

이제는 이 고함소리가 젊은 기운을 전해줘서 즐겁게 듣고 있다.


밤 12시가 막 되면

아이들은 하던 공부를 잠시 놓고

창문을 열던지 밖으로 나오던지 해서 목청 높여 큰소리를 지르는데

어디선가 누군가가 고함을 지르면 여기저기서 대답을 하듯이 같이 크게 외친다.

이런 함성은 이 학교의 오래된 전통이라고 한다.


기말고사를 치는 주간에 공부를 하다가 힘들어지는 이 한밤중에

긴장을 풀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힘들면 저럴까 하면서

공부를 열나게 죽도록 하지 않았던 나는 왠지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고통의 소리가 밤하늘을 뚫고 나에게 오면

그 소리는 젊음이 힘차게 몸부림을 치는 것으로 상쾌하게 다가오고

잘 해보겠다는 패기가 가득 찬 소리로 웅장하게 들려진다.


나도 같이 질러 보고 싶다.

나에게도 이런 젊은 날이 있었을 텐데...


이번 주가 봄학기의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낮에도 밖은 무척 한산해졌다.

이 학교는 10주간을 한 학기로 4학기로 나누어져 있어 기말고사는 무척 자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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