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 커피 (Philz Coffee)

중년의 반성

by seungmom

오래전에 예쁜 커피집에 끌려

딸과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커피 컵을 들고 지나가고 있었다.

딸이 우리도 가 보자고 커피를 마셨는데 또 커피집을 향해 간 곳이

민트 커피로 유명하다는 집이었다.

그렇게 발견한 집을 주변에 갈 기회가 되면 꼭 들리게 되었는데

민트 커피를 사 들고 조금 걸어오다 보면 처음에 앉아 마셨던 커피집이 나오고

그럼 반드시 저기에 앉아 이 민트 커피의 컵을 봤다는 이야기를 한다.


오랜만에 딸과 같이 민트 향의 커피를 마시고 왔다.

유명해서 그런지 갈 때마다 사람들로 가득해서 앉을자리가 없는데

노트북을 들고 앉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얄미운 생각으로

이런 시끄러운 속에서 무슨 공부를 한다고 진을 치고 있나 했다.

결국 앉을자리가 없어서 서서 들고 마시다가 나왔는데

그래도 커피맛은 민트가 진하게 남아 입안에 퍼지면서

달달한 기분과 같이 남은 향기는 잊지 못하게 만들었다.


며칠 후에 이번엔 아들과 같이 갔었는데

주변의 볼일로 가서 아들도 오랜만에 맛을 보라고 마시자고 했다.

여전히 복잡하지만 끼어 앉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아들과 나는 긴 의자에 앉았다가

마침 일어나는 사람이 있어서 창가의 작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아들과 내가 앉았는데 앉아 보니

버티며 앉아 있는 이들이 무엇에 끌려서 이렇게 앉아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 복잡한 실내에 나만의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커피의 향이 가득한 모든 것들이 아늑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나도 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 아들에게 내 노트북을 가져다 달라고 농담을 했다.


입장 차이가 이렇게 달랐다.

이 나이에서도 해 보지 않아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했던 것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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