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의 마지막 생일날에

중년의 꿈

by seungmom

40대의 마지막 생일에도 이런 기분이었는지

아무리 뒤져봐도 어디에도 여유롭게 기분 타령을 한 흔적은 없었다.


그런데 50대의 마지막 생일에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 하는지

아득한 미련과 아쉬움으로 기분이 갈팡질팡하는데

그러면서 약간의 두려움과 실망이 나를 움츠리게 했다.


이래서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지

내가 나를 돌아보니 난 엄청 나이 들어 힘까지 빠져서

그나마 존재가치를 알렸던 정돈의 여왕의 자리까지 내놓아야 하게 생겼다.

아줌마에서 할머니(아래층 아이가 이렇게 부른다)가 되어 있었던 것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머리에 꽉 박혀 되새기게 하는데

차라리 나이 드는 것을 모르고 지내는 편이 더 좋을 것 같았다.


2년 먼저 경험을 한 가까운 지인이 충고를 했다.

이제부터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 열심히 살라고...


이 언니는 직장을 다니면서 작년부터 자격증 시험공부에 바쁘다.

그러면서도 옷에도 신경을 쓰고 먹는 것에도 따져가면서

좀처럼 만날 수 없어 들을 수 없었던 언니의 나긋한 목소리가

내가 배에 힘을 빼고 걸으니 가슴을 펴서 걸으면 키가 커 보인다고

내가 밥을 먼저 먹으려고 하니 야채를 먼저 먹으라고 잔소리를 해 줬다.

난 이 달콤한 잔소리에 행복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

엄청 바쁜데도 생일이라고 나를 불러서 같이 보내주는 언니의 여유도

더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겠다며 시험을 준비한다고

모든 것이 여유로워지면 즐기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하는

이 언니는 내가 사는 세상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나이에 이렇게 꿈이 많은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생각되어서 꿈을 꾸는 것일까


더 늦게까지 붙들고 있을 수 없어서 헤어지고 한참을 그대로 서 있었다.

뭔가가 나를 많이 느끼게 만들어 나도 꿈이라는 것을 가져야 한다고 외치는데

그것이 뭔지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면서 흐뭇한 게

어둑한 저녁에 혼자가 되어 서 있는 내가 전혀 쓸쓸하지 않았다.


딱히 나는 내 생일이라는 것에 기억도 의미도 없어

그동안도 나를 위해서 나는 물론 누구도 미역국이라는 것을 잘 챙겨 주지 않았다.

이러는 나에게 친구는 스스로라도 챙기라고 했었는데

이번엔 제대로 나를 위한 생일이 되었다.


50대의 마지막 생일날에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


.... 나도 꿈을 꿔 보려고 한다.

열심히 살아야 해서 세워 놓은 목표가 아닌 꿈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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