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 살고 싶은지?

중년의 대답

by seungmom

나중에는 어디에서 살고 싶으세요 라고 아들이 물었다.

나중이라는 말은...

노년을 보내는 곳을 말하는 건가?

내가 묻힐 곳을 말하는 건가?


갑자기 대답하기가 힘들어 한참을 머뭇거렸다가

살고 싶지 않은 곳은 확실하다고 하며 일본이라고 하고

미국과 한국은 살기에는 비슷한데

한국은 말이 통하고 친구는 있으나 아이들이 없고

미국은 말이 통하지 않고 친구가 곁에 없다고...


세 개의 나라를 들먹이면서 살 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복일까?


첫아이가 태어나서 느끼고 놀랬던 것은

원해서 태어났는데 원해도 아이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타국에서 혼자 너무 힘들어 잠시만이라도 편히 숨을 쉬었으면 했는데

그때 영원히 아이는 내 곁에 있는 거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으로 올 때도 이렇게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일본의 냄새를 지우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으면 했던 것이

아이들은 이곳이 터전이 되어버려 떠나기 힘들게 되었다.

난 생각이 짧아서 그런지 나중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이렇게 매번 뒷북을 친다.


어떻게 이런 복잡한 삶이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난 이런 질문에 선뜻 나오지 않는 대답을 고민해야 하는 자체가 너무 싫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대답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있어서

당연하게 그곳에서 살 거라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같이 지내도 다들 할 일이 있어 같이 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서로의 문화도 세대도 언어도 달라져 대화도 적어졌는데

나중에는 더 심해지지 않겠냐며 그땐 한국이 가장 좋을 것 같다며

간단한 질문에 난 길게 심각하게 대답을 했다.


아들의 표정이 묘하다.

그냥 아들은 지금 이렇게 아들과 있을 수 있는 것이 매우 소중하니 자기에게 잘 하라고

농담 삼아 한 말이었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사과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