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 아파트는 열심히 화재경보기의 점검을 한다.
방침에 따라 검사관이 오기 전에 먼저 아파트 수리하는 사람이 오고
며칠 후에 시에서 나온 검사관이 확인을 하러 들린다.
들린다는 말은 집안으로 사람이 들어와서
하나 있는 방 천장과 그 사이에 있는 복도 천장에 있는 기계를 보는 것.
이곳은 미국이지만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한국인이어서
우리는 현관 입구에 신발장을 두고 한국 스타일로 살고 있다.
그러니까 집안에서는 맨발로 살면서 지금도 바닥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안내문에 적힌 날짜에 노크를 하는 이 사람들은 미국인으로
집안에서도 신을 신고 사는 것이 이들의 생활 방식인 것을
이들에게 구두를 벗어 달라고 여러 번 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고
구두를 전부 감싸는 비닐 커버를 준비해 두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의 생활도 길어 매번 수리를 부탁하면 오는 아저씨의 말로는
구두를 벗으면 수리를 하는 도중에 발을 다칠 수가 있어 규칙상 벗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그 구두를 신고 화장실도 갔을 거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용납이 안되었다.
이젠 우리도 포기를 하고 조금은 다행히도 이 아파트는 방을 빼고는 마룻바닥이어서
그들이 지나간 곳을 박박 닦아 내면서 살고 있는데 덕분에 그 바닥은 반질거린다.
그런데 어제는 카펫으로 되어 있는 유일한 방에 들러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해
초 긴장으로 커다란 비닐 주머니 석장을 펴서 경보기 밑으로 도배를 해 두었다.
카펫 위를 닦아 내는 것은 정말 힘들고 잘 닦였는지도 알 수 없어
비닐이 발걸음에 밀리지 말라고 종이테이프를 꼼꼼히 잔뜩 붙여 놓았더니
방문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갔던 아저씨가 음찟하며 발걸음을 멈추고는
무전기로 연락을 해 찢어지는 화재경보기의 벨소리를 확인하고 돌아갔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이렇게 확인을 하느라고 한나절을 벨소리와 같이 지냈는데
쓰이지도 않은 비닐을 걷어 내고 어디를 디뎠는지 봐 두었던 바닥을 박박 닦았다.
이것도 하나의 추억으로 만들면 짜증이 덜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