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운동량
난생처음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도 갔었고
병실이 정해질 때까지 대기실 의자에 기대어 한나절도 보냈는데
한국에 와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볼 짬도 없이
의사인 동생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면서 상황을 전달하고
응급실 간호원이 사 오라는 목록대로 사다 나르면서
간병인이 해주는 말에 끄덕이면서 거의 두 달을 보냈다.
마음이 급해서 두서없이 무조건 걸으며 일을 해 내는 동안
부산의 버스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감탄을 하면서
버스 카드를 만들어 지하철의 계단도 오르고 내려 다니니
억지로 걸어야 한다고 걷던 것과는 다르게 금방 만보를 달성했었다.
거의 매일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부탁을 하고 또 확인을 하면서
이렇게 바쁘게 살아 본 적이 가물가물한데 유명인처럼 바쁜 게 신기해서
이런 날들을 조리 있게 잘 끼어 맞추는 것도 능력이라며 움직이니
저녁이 되면 팔팔해지던 내가 누우면 바로 잠 속으로 떨어졌다.
이러는 동안 아이들에게 가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니 가도 되는 건지
혼자서는 판단할 수가 없었는데 의논해 볼 사람도 없어
내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는 순서를 따져보고 일단은 떠나자고 마음먹었다.
미국에 오자마자 깡으로...
아버지가 다시 위독하다고 하면 바로 아이들과 헤어지게 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길게 석 달에 해야 할 일을 한 달에 모두 해 치웠는데
정신력으로 버틴 건지 하기는 했는데 뭘 했는지 벌써 한 달이 되어
해 놓은 일들은 어떤지 비실 비실거리는 내 상태가 알려 주었다.
부산에서 그렇게 많이 움직이고도 살은 그대로 붙어 있었는데
그래도 덜렁거리던 살이 근육으로 되었는지 단단해진 것 같아서
이 정도는 움직여야 사람이 사람 꼴로 유지가 되는 건가 했지만
나이 탓인지 온몸은 굳어져 관절마다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움직이는 것이 건강에 좋은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내 주제를 잘 알았어야 했는데
자꾸 어지럽다는 기분이 들더니 이젠 움직이는 것 모두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러고 늘어져 지내는 것도 벌써 일주일이 되어가
머리통을 붙잡고 다니지 않는 것으로 아이들은 안심이 되는지 그냥 계속 쉬라고 한다.
덕분에 그동안 움직여 만들어 놓은 사람 꼴이 사라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이 상태에서 벌떡 일어나 움직일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