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접종
추가접종을 멋지게 말하면 부스터 샷 가장 알기 쉽게는 3차 백신
왜 이렇게 부르는 이름도 많은지 이 3차 백신을 내가 선택해서 맞았다.
스스로 자발적으로 어느 것을 맞을 건지까지 결정하는 과정이...
그러니까 2차를 맞고 3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부스터라는 말이 나오고
3개월이 지나고 어느 날부터는 추가 접종 안내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부스터 샷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넣어 입으로 뱉는 것도 어려웠는데
오미크론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부스터 샷이라는 단어는 흔하게 들렸다.
처음엔 오미크론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움직이자고 생각을 정리했다.
난 아직 2차를 맞고 석 달도 안되어 어느 정도 백신의 효과는 있을 거라고
11월 말이 지나야 오미크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올 거라는 뉴스에
그때까지는 기다리자고 마음먹고 잠시 3차는 잊고 지내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 오미크론에 관한 뉴스는 점점 더 피하기 힘들게 들려오고
휴대폰의 문자에도 3차를 맞으셔야 하는 대상입니다 하고 알리더니
내 나이의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국민 비서가 자주 연락을 해 왔다.
사람이 얼굴을 보면서 3차를 맞아야 합니다 하며 강조하는 것도 아닌데
난 문자를 받을 때마다 괜히 죄의식 같은 기분이 들어 부담이 되었다.
1차는 자발적으로 의식을 치르면서 용감하게 예약을 했고
2차는 당연하게 약속이 되어 있었던 것이어서 생각이 필요 없었는데
왠지 3차는 해도 되고 한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은 백신 맞는 것이 두렵다는 것인가 하면서
맞는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이유가 뭔지 애써 찾아보니
두 번은 무사했지만 세 번째는 모르는 일인데 하는 걱정이 있었다.
이번은 앞의 두 번과 다른 것을 맞게 된다는데 그건 괜찮을까 하는
그래서 주변은 다들 무엇을 맞았는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내 나이에서는 1차를 첫날에 맞아서 2차도 주변에서는 가장 빨랐는데
친구의 남편까지 벌써 3차를 맞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놀랬다.
다들 3차를 맞았구나 하니 걱정스러웠던 것이 조금은 사라졌는지
이 소식을 들은 16일 목요일 저녁에 나는 다음 주 화요일이 좋겠다고 하고는
다음날 17일 금요일 아침에 내일부터 이틀은 맞으려고 해도 안되네 하다가
11시쯤에 갑자기 맞아 버리자는 생각이 들고 잔여 백신이 있는 곳을 찾았다.
국민 비서는 3차를 맞아야 한다며 모더나라고 알려 왔는데
주변에서 다들 화이자를 맞았고 딸아이도 화이자를 맞고 멀쩡했으니 하면서
생소한 모더나 보단 화이자로 하고 화이자가 남아 있는 곳을 찾았다.
그 화이자가 주변에는 없어 기왕이면 하면서 홈플러스 건물 안에 있는 의원으로
2시에 점심시간이 끝난다고 해서 그 사이에 샤워를 하기로 했다.
택시로 홈플러스에 도착해서 그동안 사고 싶었던 실내화를 샀다.
그리고 소아과 의원이 있는 곳으로 가 보니 생각보다 꽤 사람들이 많았는데
작은 소박한 의원에 있는 간호원 같아 보이는 두 명의 언니는 서류를 챙겼다.
예약을 확인하고 기입한 예진표를 보면서 주민증을 받아 컴퓨터에 입력하는데
이렇게 하면서 화이자냐 모더나냐 하는 것을 상담하고 순서대로 사람을 불렀다.
이 두 언니들은 화이자와 모더나를 정하지 못해 계속 결정을 바꾸는 사람에게도
계속 안정된 목소리로 결정을 거들면서 도와주는 모습에 존경심까지 생기게 했다.
정말 난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서 서성이는 것을 보고는
이러다가 더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내 마스크를 확인했다.
간호원 같은 두 언니가 카운터에서 서류로 바빠 그런지 주사는 의사가 놨다.
언니가 코트는 벗고 들어 가세요 해서 반팔의 셔쓰로 의사 옆에 앉았더니
바로 그 반팔의 소매를 위로 걷으라고 해서 올려 붙잡았는데...
얼마나 빠르게 바늘이 들어오고 나갔는지 언제 백신이 내 몸에 들어갔는지
15분간 기다리기 위한 공간에서 정신도 못 차리고 코트를 입고 앉으려니
어떤 아주머니가 너무 주사를 빨리 뺀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냐고 물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는데
우린 남자가 주사를 놔서 그런 건가 하면서 떠들다가 15분을 보냈다.
겨우 15분이 지났는데 1차와 2차 때와 다르게 팔이 묵직해졌다는 느낌에
얼른 집에 가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구경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을 접고
홈플러스 건물을 나와서 큰길을 건너서 기다리는 택시를 탔다.
이렇게 택시 요금을 지불하면서 홈플러스까지 왔는데 이렇게 떠나다니 하며
아쉬운 마음에 운전사 아저씨께 투덜거리니 3차는 조금 팔이 아팠어요 했다.
벌써 맞으셨어요 하니 3일 전에 맞았다고 하기에 벌써 일을 하세요 하니
연세도 있어 보이는 분이 하루 잠깐 쉬면 되지 하는 대답을 하셔 멋져 보였다.
팔은 점점 묵직해지더니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다는 기분에
걱정이 되어 주사 맞은 자리를 보니 조금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왼쪽 팔이 닿기만 해도 아프니 돌아 눕지를 못해 자는 것이 불편했는데
그다음 날은 왼쪽 팔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힘이 빠져 버려서
멍한 머리로 그저 하루 종일 포켓몬을 잡으면서 먹으면서 지냈다.
3일이 지나니 팔은 원래의 내 팔이 되어 의자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동안 열이 나는 건가 하면서 창문을 열어 두면 시원해졌고
이게 머리가 아프다는 증상인가 하면서 뭔가 먹으면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이야기를 딸에게 했더니 창피하다면서도 다행이라고
백신을 맞고 이렇게 쉽게 지나가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근거도 없는 확신으로 서로 극 칭찬을 해가면 우쭐거렸다.
드디어 나도 3차를 맞았다.
언제나처럼 백신을 맞아도 난 밖에서는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을 거다.
그저 백신은 내가 후유증으로 죽는 그날까지 고생하는 일을 막아주는
작은 보험을 들어 놓은 것 같은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