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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Feb 27. 2022

2022년 2월 22일

재미있는 기념일

어느 날 2022에 2가 눈에 뜨이고 2020보다 2가 더 많네 하다가

2월이면 하나 더 추가가 되는데 하니 2일이 떠올랐고 22일이 최고네 하고는

그날이 오면 기념으로 꼭 사진을 찍어 두겠다고 나와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20일에 다시 약속을 확인하고 이틀이 지나면 꼭 해야지 했는데

약속한 그날 딱 그날에 모자란 잠으로 멍을 때리면서 보내버려

나도 잊고 있었던 것을 딸아이가 보낸 사진으로 23일 알게 되었다.


이래서 가족이라고 하는 건지 내가 키워서 나를 닮은 건지

이런 일에 열심인 것이 말을 안 해도 전해졌구나 하면서 고마워

나도 생각을 했었는데 놓쳤다고 하면서 사진에 좋아요를 붙였다.


딸은 2월 22일에 2시 22분으로 9개의 2자를 만들어내어

감탄하며 아들에게도 이 귀여운 행사를 느끼라고 알렸더니

아들은 남자라고 무관심하게 쿨하게 아무 대꾸도 하지 않더니

불쑥 22시 22분이 되면 10개가 되는데 했다.


그래서 22시가 되는 것을 기다려서 다시 사진을 찍으라고 하면서

딸과 내가 한참 메시지로 떠들면서 일생에 다시 이런 찬스는 없다며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순간을 느낀 건지 모른다고 칭찬을 늘어놓고

22시 22분의 사진을 찍어 보내온 것을 보면서 만족을 했는데
















아들이 떡하니 한술 더 떠서

우리의 칭찬을 창피하게 만드는 사진을 보내왔다.













2022년 2월 22일 22시 22분 22초!!

아들의 기발함에 놀래서 딸과 같이 감탄을 연발했는데

이 가족은 이런 허접한 일에 열심인 것이 통하는구나 하는 것에

재미있고 뿌듯하면서도 왠지 허탈한 것이 웃음만 나왔다.


역시 이런 엄마가 키운 아이들이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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