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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Dec 31. 2022

2022년이 지나간다.

코로나와 지낸 3년의 시간들

2022년이 벌써!라는 기분이 들도록 빨리 지나갔다.

그만큼 내가 뭔가를 생각하면서 지냈었다는 말이 되는데

2020년 코로나가 어떤 건지도 모르고 비행기표를 사놨으니까 하면서

어색한 마스크를 한 나는 2월에 미국행 비행기를 겁 없이 탔었다.


그랬던 내가 5월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서는 점점 겁에 질려서

사람 만나는 일을 꺼리면서 친구가 불러도 전화로 떠들자고 했었다.

나는 그동안 움직이면서 살던 생활을 전부 접어 버리고

그저 코로나가 사라지면 그때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거라고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조용히 하라는 데로 지키면서 지냈었다.


그런 한 해가 지나가고 또 한 해가 지나가면서 이 생활에 익숙해지더니

그다음 해인 2022년에는 익숙함에 두려움이 사라졌는지 생각을 했다.


이렇게 2년을 보냈는데 계속 이래야 하는가 하는 것에 도전을 하듯이

연구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면서 걸렸어도 딸아이는 안 걸렸다고 

마스크만 잘 쓰면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한 딸아이의 말을 머리에 넣고

좀 더 자유로워지기로 좀 더 밖으로 나가 살기로 작정을 하고 살았다.


그러니까 앞의 2년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발전을 했는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도 마스크를 했으니 하면서 같이 끼기도 하고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살짝 내려 물도 마셨다.

엄청나게 달라진 것으로 처음에는 많이 두려웠던 것이 이제는 편한데

이렇게 바뀌면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코로나 덕분에 난 일본집을 3년째 비워두고 있다.

가고 싶지 않은 일본에 안 가도 되는 이유가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두 해가 지나가니 조금씩 집이 걱정이 되고 걱정을 시작하니 끝이 없었다.

3년이나 방치된 집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상상이 안되는데

곰팡이는... 벌레는... 도둑은...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건...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그렇다고 당장 갈 수도 없었지만

갈 수 있다고 해도 집안 청소를 생각하면 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이제는 가야 한다고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곰팡이도 내가 벌린 일이니 하면서 각오를 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고

사는 곳을 이렇게 번거롭게 만든 내 탓이라고 대가를 치르기로 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3년 전의 내 모습 같아서 씩 웃었는데

코로나로 굳어 버렸던 생각이 자유로워진 것 같았다.


2022년에는 코로나로 굳어졌던 몸과 마음을 조금씩 풀었으니

2023년 새해가 되면 그냥 방치해 두었던 일들을 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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