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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Dec 04. 2022

16강에 간다!!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2022 월드컵 경기

경기가 시작하고 단 5분에 한골을 먹었을 때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선수들만 건강하면 된다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그것으로 된 거라고 하고는

대한민국이 동점골을 넣고는 가라앉았던 내 마음이 슬금슬금 들썩이게 되었다.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가 0:2로 전반전이 끝나고 기다리는데 희망이 보이면서도

겁이 나서 후반전 내내 나는 도를 닦는 사람처럼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감았다.


옆 건물에서는 전처럼 큰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고함소리가 들려와

그때마다 떨면서 눈을 뜨고 0:2를 확인하면서 1:1의 숫자도 확인했다.

정말 긴 시간이 흘렀는데 내가 욕심을 내고 나니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손의 압력이 센 나는 내 손이 아프다고 느낄 정도로 꽉 쥐고 있었다.


91분에 우리가 한골을 더 넣고 나니 오만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는데

그러면서 기다리는 추가시간 6분은 얼마나 긴지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드디어 경기가 끝났다고 종료라고 떴는데 좋아서 미친 짓도 할 것 같다고 하다가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 다시 앉아 두 손을 꼭 줬다.


그러면서 난 경기가 이대로 끝나야 한다고 그래야 하는데 하면서 빌다가

이게 얼마나 나쁜 일인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나무랐다.

가나는 9분 남은 상태에서 2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하니 그럴 수도...

그럼 우루과이는 한골을 더 넣을 수도 있을까 하니 그것도 가능해

내가 지금 하는 짓은 나 좋자고 남의 나라를 쑥대밭을 만든 사람과 같아서

이런 나쁜 생각을 하면 내 자식들에게 해가 된다고 비는 것을 관뒀다.


9분간 길게 길게 생각을 엄청하면서도 우리가 16강에 가게 된다면 하는 꿈은

정말 꿈같다고 그저 우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실력도 보여주고 보람도 챙겼다고

어제 내 배알이 꼴렸던 것도 잘 풀어 준 거니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를 열심히 달래고 있었는데 고함소리가 들렸다.


가나와 우루과이 경기가 0:2로 끝나고 우린 당당하게 16강에!!


내가 바랬던 일이 이렇게 이루어진 것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눈물이 나게 기쁘고 좋은데 실감이 나지 않는지 멍한 기분이었다.


선수들이 펑펑 울다가 웃는다.

원 없이 뛰었고 그래서 바라는 것을 얻었다고 하는데 울음이 먼저 온 것이다.

그래서 그냥 마냥 좋다고 하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 큰 고통 뒤에 온 기쁨이어서 그런지 먹먹했다.


문자로 본 경기를 이겼으니 안심하고 제대로 보자고 하는데

위기가 올 때마다 숨을 멈추면서 긴장을 하고 너무 자주 오는 위기에 질려서

이러고 어떻게 경기를 보냐고 손이 떨려서 잠시 잠시 쉬면서 봤다.


선수들이 그 큰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볼을 막아내는 것을 보고는

정말 든든하다고 저렇게 잘 커서 나라의 이름을 짊어지고 있구나 했다.

그런데 2:1로 이기고도 조용하게 가나의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확정이 되고 나니 서로를 붙잡고 울면서 웃으면서 방방 뛰는 모습에서는

내가 내 아이들이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 느낌으로 보여서

아직 어리구나 하는 말이 튀어나오고 그 중압감을 견뎌 냈구나 하는 생각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니 한없이 가엽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더 대단해 보이는 것일까

다 같이 웃고 있는 표정은 굉장한 힘을 전해준다.

나에게는 절대로 없는 용기와 도전같은 것을 한번은 꼭 해 보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많이 많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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