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ungmom Jan 08. 2023

지금 이대로가 최선이다.

중년의 소박한 각오

다시 태어 날 수 있다고 하는 옵션도 나는 싫다.

지금 이번 인생에서 나는 내 나름 열심히 살아 그런지 지쳤는데

또 이런 열심인 인생도 싫고 그렇다고 늘어진 인생도 싫다.


그런데 정말 늘어져 사는 인생이란 것이 있을까 한다.

결국 드라마를 통해서 본 것들이지만

왕비로 살아도 목숨을 부지하고 자식을 지키느라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나도 어느 노선을 택할지 그런 선택이 힘들어 보여

금수저도 금수저 세상에서는 치열하게 노력을 하면서 애를 써야 하니

어떤 인생도 편해 보이는 것은 없어 보였다.


난 지금 이대로 살다가 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나에게 최고라고 해 주는 부모님이 계셨다면 나는 날아올랐을까 하니

부모님 밑에서 받은 주눅도 나에게는 생활의 방패가 되어

어디서든 조금 뻔뻔하게 나를 그대로 내 보이는 용기를 갖게 해 줬는데

그게 창피한 일인지는 몰라도 내가 나를 부정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상대를 배려하는 남편을 만났었다면 나는 어떻게 변해 있었을까 하니

어떤 상상도 떠오르지 않았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나...

그러니까 나의 인생에서는 내가 달라지는 경우의 수라는 것은 없었던 거다.


가질 수 있는 복이라는 것은 무제한이 아니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부모도 남편도 아이도 다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되는데

그래서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하게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내가 가질 수 있는 복을 아이들에게 다 몰아줬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아이들은 이제까지 건강하고 계속 건강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난 참 잘 살아온 것이라고 만족이 되는데

이렇게 살아왔고 그래서 이 삶을 인정하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아무튼 난 이대로 이 상태가 최선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가 꺾기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나를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를 썼다.

그러니까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이다.

다시 젊어진다고 해도 이걸 또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으며

이제까지의 시행착오를 고쳐보면 달라질 거라는 환상도 없다.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잘 이겨낸 것인데

엄마가 나에게 해 준 말 중에 그게 너의 팔자야 라고 한 말이

자신의 딸의 인생을 이렇게 정의한다는 것에서 정말 듣기 싫었지만

나이가 들어보니 팔자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하고 인정이 되었다.


이렇게 살아와서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진 것인데

내가 나를 평가하자면 그럭저럭 쓸만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니까

이만한 가치를 가진 사람이라면 잘 살았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소박한 각오!

2023년 1월 8일 이제 남은 내 인생도 잘 살아보자고 

확 달라진 근육과 늘어진 피부와 안경이 없으면 안 되는 눈으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까지 열심히 살았던 것에 지지 않도록 살아 보기로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022년이 지나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