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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Oct 24. 2023

400번째 글을 써 버렸다.

내가 나에게 해 주는 말

계획은 이렇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꾸준하게 쓴 것에 대해 칭찬을 해 줄 생각이었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자꾸 밀려와 내 감정보다는 일들이 먼저가 되고

그 일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조용해지니 400번째의 글이 보였다.


내가 나에게 말을 하는 글이었으니 내가 나에게 축하를 해야 한다고

뭐든 기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조금 유치한 소박한 설렘이었는데

나를 위한다는 계획이 가장 무게가 없었는지 뒤로 밀리더니 

언제 이렇게 되었는지 400번째 글을 써서 올리고도 알지 못했다가

이제와 400번째의 찬스가 지나갔다는 것에 아쉬움이 밀려왔다.


혼자여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 왜 나도 모르게 나는 글을 썼을까 하니

이 황당한 상황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느끼게 했다.

그래서 나에게는 내가 가장 뒷전이 되어 있었구나 하는 것이 보였고

그래서 내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반성하게 만들었다.


나를 알자고 쓰는 글이 정말 나를 조곤조곤 알려주나 보다.

이번에도 작은 조각 케이크 하나 사다 먹을 찬스를 놓쳤지만

대신 앞으로의 시간은 더 확실하게 느끼면서 살자고 다짐한다.


얼마나 대견한 일인지 

내가 나만의 글을 400번이나 썼다고 하는 것이

8년간 쓴 글로 치면 얼마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긴 시간을 꾸준하게 이어왔다는 것에서는 자랑스럽다.


seungmom! 난 네가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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