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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Nov 15. 2023

자식에게 날개를 달아 주고

부모가 발목을 잡는다면

아이들이 유치원을 지나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니

주변 아이들의 엄마들이 학원이라는 곳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학원이라는 곳이 다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학원도 시험을 치고 들어가야 한다는 곳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살았던 한국에서도 학원이라는 곳을 잘 몰랐는데

일본이라는 나라를 잘 모르니 일본의 학원은 더욱더 이해를 못했다.

학원이라고 하는 곳이 진학을 위한 곳과 성적을 위한 곳으로

진학을 위한 곳은 어느 중학교에 가고 싶은지에 따라 정해지는데

부속 중학교에 들어가면 웬만하면 대학까지 그대로 올라갈 수 있어

아이를 위해서 부모들이 나서서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보냈다.


처음엔 내 아이들도 학원이라는 곳에 보내야 하나 했는데 

사립 대학 부속 중학교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설명회에 참가하고는

이런 곳에는 절대로 보내지 않을 거라고 시원하게 마음먹었다.


이렇게 여기저기의 설명회에 드나들면서 우와좌왕할때였는데

반드시 원하는 중학교에 입학을 시킨다는 학원비도 엄청났지만

사립 부속 중학교의 학비는 더 엄청나서 이런 돈을 낼 수 있는지

같이 살던 사람에게 은근슬쩍 떠보는 식으로 말을 걸었었다.

그만큼 투자를 하면 노후에는 자식들이 알아서 해 주지 않겠냐고

적당하게 일을 하다가 56살 정도가 되면 놀아도 되겠다고 하는데

농담인지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의 진학 이야기가 노후의 이야기로 건너뛰었는데

일본에서는 여자아이를 4년제 대학에 잘 안 보낸다고 하더니

대학까지 보냈으니 부모를 모시면서 갚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처음부터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잘 날아오르라고 대학을 보내놓고 발목을 잡으면 어쩌냐고

넓은 세상을 모르게 키워야 아이도 갈등이 없을 거라고 했다.


일본 사회가 대학 진학을 중요시하지 않는다고 하는 말에

본인은 왜 대학에 갔는지 주변의 부모들은 왜 학원을 찾는지

내가 납득하려고 이유를 찾으니 이 같이 살던 사람은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아이들의 미래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때부터 이 사람과는 아이들 문제로 의논해서는 안된다고

이런 이야기로 며칠을 토론 비슷하게 싸우다가 결정했다.

덕분에 혼자서 계획하고 실행을 해서 이 시간 여기까지 왔는데

아이들에게는 이런 상황을 모두 알리면서 같이 이겨냈다.


미국은 거의 아이들 스스로 대학 학자금 대출을 해서 다니는데

대학을 가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잘 생각해서 선택을 하라며

나는 대학 학비와 결혼 비용을 모두 해 줄 능력이 안된다고

하나만 선택하라고 했더니 두 아이가 학비를 내어 달라고 했다.


대학에 꼭 가야 한다고 마음먹지 않아서 학원도 찾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원하면 학원도 잠시 잠시 보냈었다.

아이들이 4년제 대학에 최종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 것도

아이들 스스로 편입을 하면서 이루어진 것으로 그래서 도왔는데

그렇게 얻어 낸 결과여서 그런지 대학 나온 것을 잘 써먹는다.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에는 힘을 썼지만

발목은 잡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항상 타협을 한 거다.


이제부터의 나는 아이들의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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