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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Dec 03. 2023

부러움과 질투

3년 만에 만난 친구들

코로나가 오면서 나는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피했다.

마스크를 쓰고 상점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게

친구들과 만나면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떠드는데

서너 시간을 마스크 쓰고 있어야 하는 것에서 힘들었다.


그렇게 3년 이상을 보내니 코로나에 대한 걱정이 사라져

이번엔 같이 만나러 가자는 말에 바로 좋다고 했다.


그사이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갔다는 친구집에 가기로 하고

해운대에서 가장 유명한 곳에 사는 친구가 나를 데리러 오는데

큰길에 서서 친구의 커다란 차가 무슨색이었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하얀 벤츠 승용차가 내 앞에 서서 차를 바꿨냐고 물으니

SUV는 남편이 쓰고 자기가 쓰려고 이 차를 샀다고 했다.


이 친구는 운전을 정말 잘한다.

운전 경력이 길기도 하지만 SUV 같은 큰 차도 거침없이 운전을 해서 

얻어 타는 내 입장에서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탈 수 있다는 것에

이 친구가 부르면 가능한 따라나섰고 덕분에 맛집도 가볼 수 있었다.


120평 전원에 집을 지어서 사는 친구의 집은 특이했다.

친구가 원하는 것을 모두 설계에 넣었다고 하는데 느긋함이 보여서

이런 분위기가 전원주택이구나 하면서 집 옆에 온실처럼 만든 곳에서

커피콩 볶는 기계도 놔두고 직접 볶아 즐긴다는 친구는 그대로였다.


전원주택에 사는 친구는 정말 부지런하니 요리도 잘하고 맛도 좋다.

내가 김치를 찾으니 작년 김치를 꺼냈는데 얼마나 맛있던지 막 먹었더니

그렇게 먹으면 짜다고 걱정을 하는데 나는 얻어 갈 수 있냐고 묻고

한 포기의 김치를 김치 냉장고에서 덜어 줘 가져다 잘 먹고 있다.


집에서 볶은 커피콩을 갈아서 바로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뭐가 그렇게 신기한 먹을거리가 많은지 밥도 듬뿍 먹었는데 

계속 꺼내 놓는 것들을 조금씩 맛만 보는 것도 배가 불렀다.


우리의 대화는 건강에 대한 것들로 3년 사이에 얼마나 변했는지

어떻게 살아야 될 건지 죽기 전에는 어디에서 살아야 할까 하면서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운동은 꼭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속에서 살짝살짝 끼어 나오는 여유로움이

나에게는 먼 저산 너머의 이야기로 들려 새삼 거리감을 느꼈는데

예전에도 이렇게 느꼈었는지 내 세상 이야기는 아닌 것에서

내가 가진 친구들의 재력이 정말 대단하기는 하구나 했다.


난 이런 친구들을 가지고 있어 부럽기도 하고 자랑스럽다.

친구들은 재력이 주는 여유로움을 실 생활에 잘 이용하고 있는데

덕분에 그것을 나도 간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어서 고마워한다.


이렇게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느끼는 것이 있는데

내가 이들의 모두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부러워한다는 것이다.

나보다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요리 솜씨가 좋은 것도 부러워

그런 것을 나도 따라 해 보려고 조금은 며칠은 노력을 한다.


그런데 왜 나는 질투는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이들의 재력과 타고난 천성 같은 것은 질투를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이 부분에서는 확 접고 들어가 정확하게 구분을 하면서

절대로 노력해도 안 되는 일에서는 어떤 감정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마워한다.

이 친구들에게도 그렇고 질투라는 것을 아예 모르는 나에게도.


이 나이가 되니 조금은 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나오라는 말에 거절할 궁리만 찾던 태도를 바꾸자고

이런 성격의 나를 그래도 친구라고 반기는 것에 보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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