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쪽에서도 그럴 것이다.
이 나이에 절대로 좁혀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내가 더 옳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이익을 위해서 너를 희생시키자고 하는 것도 아닌데
나의 설득력이 부족한 것인지 조금도 좁혀지지 않는다.
나를 너무 몰라서 그런가 하면서 나를 알리는데
그게 도리어 상대방을 자극하는지 더 강하게 나온다.
강하게 나오는 대화는 변명을 합리화하다가 윽박지르는데
그 언성을 가라앉히려고 대답을 간단하게 해도 소용이 없다.
벌써 나와 나누는 이야기의 길에서 벗어난 길을 걷는 것이다.
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대화를 시작했을까 하고
시작점의 대화는 무엇이었는지 화기애애했던 것을 떠올렸다.
각자의 관심이 다르다는 것을 최대한 인정을 하자고 노력한다.
그래도 자식과의 대화에서는 고쳐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서
싸움이 나더라도 엄마라는 사람의 생각을 알리는 방향으로
그걸 듣고 받아들이는 것은 다 큰 자식에게 판단하게 했었다.
대학을 나오기 전까지는 내가 빡빡 우기는 식으로 했지만
다 큰 자식은 이제 나를 떠났고 나도 책임을 지기는 어려워서
방향이 나와 달라도 어쩔 수 없다고 내가 포기를 해야 한다고
나를 달래기는 하지만 속은 엄청 부글거린다.
친구가 정치 이야기를 꺼내서 자신이 바라보는 쪽으로 미는데
몇 번 이런 대화의 끝이 좋지 않아서 다른 이야기를 하자는데도
자신의 선택과 판단이 옳다고 하는 것에 내가 동조하는 꼴이 되어
결국엔 다툼이 되어 버리는데 매번 느끼지만 답이 없었다.
시작을 말아야 하는데
그럼 아예 대화라는 것이 좋아요만 누르는 꼴이 되는 것인데
그런 대화는 왜 하는 것인지 차라리 책을 고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대화를 하면 거기서 결정을 해야 하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미리 자신의 결정과 다른 방향을 지시받기 전에 물리쳐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하면서 밀고 나가면서 차단을 해 버린다.
그러니 꺼낸 대화의 내용은 벌써 결론을 짓고 난 후인데
그러자면 왜 대화가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상대가 있어서 대화를 한다면 그 말에 자신과 다른 가치를 부여하고
같은 생각을 이렇게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한 번쯤은 고정이 되어가는 자신의 생각 패턴을 부드럽게 만들고
세상을 보는 시선도 조금은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이제는 고정된 것에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는 상대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말은 꺼내지 말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자식이나 친구나 오래된 관계에서 많이 알고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내가 그 사이 확 바뀌어 다른 인간이 되었는지 매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