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꼭 고쳐 보려고 한다.
내 나이의 사람들이라면 가볍게 고개가 끄덕여질 것도 같은데
반드시 나만의 습관이라고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살았다.
사실 지금도 내 책상 위에 있는 것은 노트북이지만
처음 가지고 썼던 컴퓨터와 별반 다른지 않은 기분으로
쓰이는 것이 비슷해서 기계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없다.
그래서였는지 그 컴퓨터를 노트북으로 바꾸고 나서도
나에게는 그냥 컴퓨터였고 그래서 매번 어디서나 컴퓨터였다.
일기를 쓰면서도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켰다로 시작하고
자려는 준비로 이를 닦고 나면 컴퓨터를 닫는다라고 써 두었다.
그러니까 컴퓨터라는 단어는 무의식으로 자판을 두둘이게 되어
어쩌다 노트북이라고 쓰려면 손가락도 어설프다는 기분이 들었다.
내 책상에 있는 것은 노트북인데 이게 컴퓨터의 역할을 한다.
좀 더 전문적인 뭔가를 해야 한다면 노트북이라는 것으로 느낄 텐데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노트북이 컴퓨터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
반드시 노트북이라고 하는 개념을 쓰지 않아도 되었었다.
덕분에 나는 노트북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아서 그랬는지
입으로 튀어나오는 말도 노트북을 가리키며 컴퓨터라고 불렀다.
나도 알고는 있었는데 친구들도 그냥 들어 넘겨주었고
아이들도 잘 알아듣고 있는 것에 별로 거북하지 않았다.
어쩌다 반드시 구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었지만
매번 그렇게 살 수는 없어서 일상에서는 편안하게 지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택시 운전사 아저씨가 내 여행 가방을 들면서
가방이 꽤나 무겁네요 하기에 컴퓨터가 들어 있어요 했다.
그 순간의 아저씨 눈동자를 나는 아직도 기억하는데
엄청난 혼란에 어리둥절하신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나도 그 순간 어떤 말을 했는지 느끼게 되었는데
가방이라도 컸으면 얼렁뚱땅 그냥 넘어갔을 것 같은데
기내에 들고 들어 가는 크기의 가방이었다.
이 짧은 기억이 자꾸 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창피하고 그래서 화끈거리고 내가 나를 한심하다고 한다.
그 순간 노트북과 컴퓨터의 구분이 왜 안되었냐고 묻는데
이제까지 없었던 이번 실수에 더는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이 나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확실하게 구분을 하기로 했다.
이 브런치의 글 중에도 나는 구분이 없이 썼던 것 같은데
500개가 넘는 글을 모두 확인하는 것은 생각부터 힘이 든다.
제대로 고쳐야 하겠지만 그대로 다 읽힌 글이니까 하면서
컴퓨터가 노트북이었구나 하고 이해를 해 주시길 원한다.
정말 이번엔 꼭 고쳐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