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 고르는 일이 너무 어렵다.
한 6년쯤 되었을 때부터 옷을 바꾸려고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옷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그 사이 옷값은 내 통장에서 이자를 불리고 있다.
나보고 부자가 되라고 한다.
더위를 타는 체질인 나는 한겨울에도 패딩이 필요 없다.
밖에 나가 처음에는 춥구나 하지만 걷다 보면 추위가 사라지고
어느 건물이라도 들어가게 되면 확 더워지니 벗어야 한다.
그래서 겨울에도 부피가 없는 겉옷에 스웨터에 반팔 셔쓰로
3장을 겹으로 입고 지내다가 더 추워지면 스카프를 두른다.
스카프를 우아하게 두르면서 색을 즐기는 친구를 보고 나면
나도 해 보고 싶은데 스카프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안된다.
그 친구는 예쁘장한 얼굴이 작아서 더 돋보이는 것도 있지만
나도 나름 빠지는 인물은 아니어서 스카프를 하면 어울릴 텐데
그게 한겨울에도 목에 뭔가를 두르면 얼마나 따뜻한지 덥다.
그러니까 비상용으로 겨울엔 스카프 한 장을 넣어 다니는데
좀처럼 쓸 일이 없다는 것에 즐기고 싶어도 기회가 없다.
이렇게 스카프도 쓸 일이 없는 체질로 겨울 겉옷도 단순한데
늦가을부터 입을 수 있는 겉옷을 가지고 겨울에도 버티다가
더 추워지면 안에 스웨터 한 장을 더 입는 것으로 지냈었다.
지금 지내는 이 공간은 좁아서 옷장도 넉넉하지 않은데
그래서 하나로 해결되는 이 코트가 많은 도움을 줬다.
바람은 철저하게 막아 주면서 디자인도 단조롭지 않은데
한국에 와서 첫겨울을 지내야 했을 때 샀던 코트로
그때도 한참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은 시간에 발품을 팔았다.
처음 이 코트를 보고 바로 마음에 들었고 가격도 좋아서
이렇게 길게 입을 거라는 생각 없이 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하나 더 사 두었어야 했는데
같은 상표로 비슷한 것을 찾으려 해도 어디에도 없다.
헝겊과 가죽으로 되어 있는 옷의 가죽 부분이 해졌는데
그래도 나에게 딱 맞는 디자인이라고 이 코트만 입었더니
팔꿈치에 가죽과 붙어 있는 헝겊이 분리되어 버렸다.
가죽이 낡아지는 것을 보면서 뭔가 사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니 마음이 급해져서 꼭 사야 한다고
매장을 기웃거리면서 꼭 마음이 들지 않아도 사자고
일단 급하니까 엄청 비싸더라도 마음에 들면 사야 한다고
점점 내가 가졌던 조건을 무시했는데 그래도 사지 못했다.
가격도 디자인도 한 발씩 뒤로 물러서도
딱 하나 한겨울용 코트는 안된다는 것이다.
겨울 코트를 여러 장 두고 살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부지런히 내가 그걸 골라가며 입어 내는 인간도 아니어서
겨울티가 확 나는 모직은 안되고 패딩은 더욱더 안되니
고르면서 지치고 그러다 팔꿈치를 내가 대충 수선을 했다.
이렇게 빈티 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내가 필요로 하는 꼭 맞는 옷이 나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