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입은 코트를 버리지 못한다.

새 옷 고르는 일이 너무 어렵다.

by seungmom

한 6년쯤 되었을 때부터 옷을 바꾸려고 고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옷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그 사이 옷값은 내 통장에서 이자를 불리고 있다.

나보고 부자가 되라고 한다.


더위를 타는 체질인 나는 한겨울에도 패딩이 필요 없다.

밖에 나가 처음에는 춥구나 하지만 걷다 보면 추위가 사라지고

어느 건물이라도 들어가게 되면 확 더워지니 벗어야 한다.

그래서 겨울에도 부피가 없는 겉옷에 스웨터에 반팔 셔쓰로

3장을 겹으로 입고 지내다가 더 추워지면 스카프를 두른다.


스카프를 우아하게 두르면서 색을 즐기는 친구를 보고 나면

나도 해 보고 싶은데 스카프가 없는 것도 아닌데 안된다.

그 친구는 예쁘장한 얼굴이 작아서 더 돋보이는 것도 있지만

나도 나름 빠지는 인물은 아니어서 스카프를 하면 어울릴 텐데

그게 한겨울에도 목에 뭔가를 두르면 얼마나 따뜻한지 덥다.


그러니까 비상용으로 겨울엔 스카프 한 장을 넣어 다니는데

좀처럼 쓸 일이 없다는 것에 즐기고 싶어도 기회가 없다.

이렇게 스카프도 쓸 일이 없는 체질로 겨울 겉옷도 단순한데

늦가을부터 입을 수 있는 겉옷을 가지고 겨울에도 버티다가

더 추워지면 안에 스웨터 한 장을 더 입는 것으로 지냈었다.


지금 지내는 이 공간은 좁아서 옷장도 넉넉하지 않은데

그래서 하나로 해결되는 이 코트가 많은 도움을 줬다.

바람은 철저하게 막아 주면서 디자인도 단조롭지 않은데

한국에 와서 첫겨울을 지내야 했을 때 샀던 코트로

그때도 한참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은 시간에 발품을 팔았다.


















처음 이 코트를 보고 바로 마음에 들었고 가격도 좋아서

이렇게 길게 입을 거라는 생각 없이 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하나 더 사 두었어야 했는데

같은 상표로 비슷한 것을 찾으려 해도 어디에도 없다.


헝겊과 가죽으로 되어 있는 옷의 가죽 부분이 해졌는데

그래도 나에게 딱 맞는 디자인이라고 이 코트만 입었더니

팔꿈치에 가죽과 붙어 있는 헝겊이 분리되어 버렸다.


가죽이 낡아지는 것을 보면서 뭔가 사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까지 생기니 마음이 급해져서 꼭 사야 한다고

매장을 기웃거리면서 꼭 마음이 들지 않아도 사자고

일단 급하니까 엄청 비싸더라도 마음에 들면 사야 한다고

점점 내가 가졌던 조건을 무시했는데 그래도 사지 못했다.


가격도 디자인도 한 발씩 뒤로 물러서도

딱 하나 한겨울용 코트는 안된다는 것이다.

겨울 코트를 여러 장 두고 살 수 있는 공간도 없고

부지런히 내가 그걸 골라가며 입어 내는 인간도 아니어서

겨울티가 확 나는 모직은 안되고 패딩은 더욱더 안되니

고르면서 지치고 그러다 팔꿈치를 내가 대충 수선을 했다.


이렇게 빈티 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내가 필요로 하는 꼭 맞는 옷이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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