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필 Apr 14. 2023

대기업...너, 아직도 그러니?

스타트업에서 하는 것 마저 따라하려고 하는 대기업 제발 선진문화 합시다.

데일리 임팩트

스타트업들의 기술과 아이디어 도용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롯데헬스케어와 같은 곳에서 스타트업 팀들이 연구와 개발을 통해 창출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대기업들이 협력 목적으로 접근한 후 유사한 모델을 출시하는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뉴스들을 접할때마다 매번 너무나도 아쉽다. 대한민국 수준이 이것밖에 안되는지.



나에게는 두번이나 일어났다


첫번째 사건

SBS Biz

이전 직장, 인공지능 회사에서도 KT에서 아예 대놓고 타입캐스트라는 서비스를 똑같이 베껴서 논란이 되었었다. 2018년 KT가 서비스 협업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었다. 이미 130만명 가량의 이용자가 있는 서비스를 베껴놓고 국내 최초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논란이 되자 KT는 사과하고 다시 서비스를 수정하였다. 

조선일보


두번째 사건

SFGate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기술 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진 나는 ChatGPT를 빠르게 습득하여 실무에 다양하게 활용해봤다. 운이 좋게도 이런 노력이 인정받아 대한민국 최고 성인교육 플랫폼에서 기업 강사로 초대되었다. 당연히 제안을 기꺼이 받았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블록체인 기업이지만, 기술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션을 가지고 있어서 ChatGPT 프로젝트를 이용한 서비스들을 만들고 있다. 서비스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을 통해 투자에 도움이 되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초기 사용자들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네이티브"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데일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보험회사의 강연이 잡혔다. 3시간이라는 긴 강의 시간을 고려하여 꼼꼼하게 준비했다. AI 기술 작동 원리보다는 실무자들이 ChatGPT를 현업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3개월 동안 매일 2시간 이상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었다.


강의에는 약 100명의 임직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 만큼 주최측에서도 여러 번 수정 사항을 요청했다. 당연히 그 요청에 맞춰 수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마지막 수정 요청을 받고 난 후 너무 어이없어서 담당자에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기획 중인데, 네이티브 개발에 든 비용과 어떤 API를 사용해 개발했는지를 공개 강연장에서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건 정말 듣기만해도 어이없는 소리였다. 마치 내게 대놓고 산업 스파이가 되라는 듯한 요청이었다. 보험회사 앱 개발에 든 비용이나 어떤 코드로 만들었는지 묻는 질문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질문 수준이 너무 낮아 말문이 막힐 정도였다.


물론 그 말을 전달한 담당자는 잘못은없어보인다. 결국 그것을 물어보라고 지시한 윗선이 문제지.


담당자에게 우리가 이 제품을 만드는 데 정말로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면, 충분히 뉴스 기사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저 사과 한마디만 전해줬다. 사실 그 이상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는가.



마무리


한국 대기업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한 케이스들이 많이 발생하지만, 그들은 최소한의 윤리 의식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혁신적이고 매력적인 것을 보고 단순히 따라 만들기보다는 큰 금액을 투자해 인수한다. 이를 통해 인력 낭비를 줄이고 해당 영역에서 선점을 빠르게 이루려 한다.


어도비는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피그마의 출현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따라서 28조원을 지불하고 인수했다. 어도비 XD 서비스로 피그마를 따라잡으려 했지만, 결국 패배를 인정했다.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 거주 환경, 출산률 감소 등의 문제로 인해 2050년 필리핀보다 못사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패턴을 막기 위해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 변화가 이루어질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