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졸업반에게 들려주는 삶과 금융 이야기
이 책은 저자 마히르 데사이가 하버드 MBA 졸업반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마지막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배울 만큼 배우고 하산하는 제자들에게 건네는 인사말 같은 수업에서 저자는 무슨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내가 받아들인 저자의 메시지를 간략하게 적어보면, 금융을 월스트릿과 관련된 협소하고 왜곡된 관점으로 바라보는 걸 잠시 내려놓고, 인문적 관점, 삶 전반의 관점으로 음미해보자는 것이다. 왠지 '노교수'의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구글에 찾아보니 생각보다 젊은 51세다;
총 8장에 걸쳐 리스크와 보험, 옵션과 분산, 가치 창출과 평가, 기업 거버넌스(주인-대리인 문제), 인수합병과 결혼, 레버리지와 리스크 감수, 파산과 회생, 금융과 인생의 진실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금융과 인생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쉽고 직관적인 비유를 이용해 술술 읽을 수 있게 썼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폭넓은 지식보다 글솜씨에 더 감명을 받았다. 소설, 영화, 대중음악, 희곡, 과학사의 에피소드, 일상의 예시 등 다양한 비유를 물 흐르듯 사용해 쉬운 이해를 돕는 한편, 동시에 깊이를 놓치지 않는다. 나도 이렇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최근 하고 있던 생각이 모두 만나는 경험을 했다. 누구나의 삶에 늘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리스크, 이를 회피하기 위한 도구인 금융, 금융과 삶의 유사성, 과학적 지식에 대한 태도, 도덕적 예단보다 균형 잡힌 사유가 여러모로 훨씬 이로운 이유,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이를 놓치지 않는 글쓰기 등. 술술 읽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며, 특히 금융이나 투자 관련서가 생소한 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