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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Here 세은
Dec 01. 2021
아이의 감정을 알아준다는 것
정서 수용과 욕구 알아주기 그리고 엄마의 감정 챙기기
아이는 태어날 때 울음을 통해 자신의 첫 욕구를 표현한다. 그렇게 배고픔, 졸림, 아픔에 대한 감각을 다양한 소리로 표현하다 생후 15개월 전후부터 자기주장이 생기기 시작한다. 욕구가 확실해질 뿐만 아니라 표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걸 얻으려 한다.
이때 부모들은 아이의 생식뿐만 아니라 정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다양하게 생성되는 욕구와 정서를 충분히 알아보고 수용해줘야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특히 실패하거나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유연하게 해결해 가는 능력, 불편하거나 화가 났을 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유연하게 긍정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정서조절 능력이 중요하다. 아이가 무턱대고 화를 낼 때 부모는 아이의 표현을 무시하거나 억압하려 해선 안된다. 아이의 욕구와 감정을 충분히 수용해줘야 한다. 엄마가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상황일지라도 말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출근해야 하는 엄마는 마음이 급하기만 하다. 아이가 밥을 먹는 동안 서둘러 옷을 입히고 등원 가방을 준비한다. 그런데 아이는 어린이집은커녕 신발도 신으려 하지 않는다. 간식 등으로 어르고 달래 집 밖으로 나오면 그다음 고난이 기다린다. 놀이터에 가겠다며 길바닥에 누워 떼을 부린다. 이때 아이와의 대화 관련 지침서엔 아이의 욕구를 알아봐 주고 설명하듯 차분히 알려줘야 한다고 한다.
'그랬구나. 우리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데 엄마가 그러지 못하게 해서 속상하구나. 엄마도 충분히 알겠어. 그러나 지금은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어린이집에 가야 해. 다녀와서 놀이터에서 노는 것 어때?'...
귀가 떨어져 나갈 듯 울어대는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하기는커녕 울음소리에 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아이가 한 명이 그래도 혼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인데 쌍둥이이거나 여러 명이 함께 있으면 어떨까?
최대한 이성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낮고 강한 목소리로 타이른다. '이제 그만 가자. 여기서 울면 안 돼. 어서 일어나' 그러다 어느샌가 난 아이에게 거침없이 화를 내고 있다. 아니 그 이상을 넘어 심리적 억압으로 아이를 누르려 하는 날 발견한다.
'너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장난감이고 뭐고 없어?!'. '엄마 혼자 가버릴 거야. 당장 안 일어나?!'
우리는 아이에게 신체적 억압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하는데 이것만큼 아이에게 무서운 억압은 바로 심리적 억압일 수 있다. 언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아이에게 불안, 공포감을 느끼게 하여 상황을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려는 행동을 생각할 수 있다. 겉보기엔 신체적 공격이 없으니 여느 가정에 있을 수 있는 대화 분위기라 볼 수 있을 수 있지만 표현이 서툰 아이에겐 가장 무서운 공포일 수 있다. 나와 연결된 내 엄마가, 낯선 세상의 전부인 내 보호자가 나를 공격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엄마란 존재는 엄마이기 이전에 사람이기에 항상 통일된 모습으로 아이를 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순간 느껴지는 불편함으로 인해 아이를 화풀이 대상으로 대한다거나, 감정을 표출해 함부로 대하는 건 분명히 방어가 아닌 '공격' 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오늘도 끝없이 자신을 알아봐 달라며 다양한 감정으로 요구하는 아이에게 '성장하느라 애쓴다.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있구나' 말해줘야 한다.
오늘도 끝없이 대가 없는 사랑을 베풀며 자신을 누르는 나 자신에게 '힘든데 애쓴다. 토닥토닥'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