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월렛 vs 트래블제로
"빛이야, 우리 캐나다에 들어가려면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하거든?"
캐나다는 기본적으로 6개월까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입국할 경우 eTA(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라는 '전자 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빛: 허가를 왜 받아?
나: 혹시 자기 나라에 이상한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잖아? 그래서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지 그 미리 확인하는 거야.
빛: 이상한 사람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나: 원래 빛이는 여권이 없어서 그걸 확인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 여권 생겼잖아? 그래서 그걸 보여주면 대한민국에 잘 살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아는 거지.
빛: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데, 입장료처럼 돈을 내야 되거든? 한 7천원 정도? 근데 캐나다에 돈을 내려면 그 나라 돈으로 내야겠지? 근데 우린 캐나다 돈이 없잖아? 그래서 한국돈을 캐나다에서 쓰는 '달러'라는 돈으로 바꿔야 돼.
빛: 아 복잡해. 안 바꾸면 안 돼?
나: 너 누가 너한테 캐나다 돈 주면 여기서 쓸 수 있어? 없잖아. 똑같은 거야. 은행에 가서 천원을 내면 캐나다 돈으로 1달러를 받을 수 있어. 대신 바꿔주는 사람한테 수수료를 쪼끔 내야 해.
빛: 돈 바꾸는데 또 돈을 낸다고?
나: 은행에서 돈을 바꿔주는 일을 하는 거니까 우리도 수고비를 내는 거지. 근데 우린 여기서 주로 카드를 쓰잖아. 외국에서도 아빠가 가진 카드로 물건을 살 수 있거든?
빛: 우리나라 카드를 외국에서 쓴다고???
나: 어. 쓸 수는 있는데 이건 수수료가 좀 많이 붙어. 수수료 적게 붙는 카드가 있다고 듣긴 했는데, 여행 가기까지 아직 시간 좀 남았으니까 카드부터 알아봐야겠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빛이를 보내고 카드를 조금 알아보니 크게 '트래블월렛'과 '트래블제로' 두 가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트래블월렛은 온라인에서 미리 현지 돈으로 환전한 후 사용, 트래블제로는 원화만 충전해 두면 사용 시점의 환율로 결제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다.
* 트래블월렛
- 각 나라 화폐로 미리 환전을 해야 함
- 예약환전으로 환율이 괜찮을 때 채워두기 좋음
- 여행 후 잔액이 남으면 재환전 필요
* 트래블제로
- 원화만 충전해 두면 어느 나라에서든 결제시점 환율이 적용되므로 신경쓸 게 적음
- 원화 → USD → CAD 로 계산되는 구조라 캐나다 달러 결제 시 불리할 수 있음
각각 장단점이 있었으나, 여행까지 아직 기간이 조금 남았다는 점에서 '트래블월렛'을 신청하기로 했다. 예약환전을 해두면 수수료를 조금이나마 더 아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빛이야, 카드 찾으러 가자!"
트래블월렛의 경우 편의점 ATM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어플로 카드를 신청하고 빛이와 카드 수령이 가능한 편의점으로 갔다.
"카드를 편의점에서 찾는다고?"
빛이도 신기한가 보다. ATM 화면에 뜬 QR코드를 찍으니 금세 카드가 인쇄되어 나온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다 이렇게 하는 거야."
빛이에겐 아직 멋있는 만능 아빠로 남아야 하기에 의연한 척했지만 너무 놀라서 입이 쩍 벌어진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환전수수료가 가장 저렴하다는 '서울역 환전센터'에 가는 일이 여행 전 행사 중 하나였다. 지하철 요금을 빼고나면 실제 엄청 많은 돈을 아끼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곳에 다녀오는 게 여행의 관문 같았다. 그때만 해도 해외에서 카드 쓸 일이 거의 없었기에 그랬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시대가 바뀌니 그것도 이제 추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