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1분, 이게 국경이라고?
인도-네팔의 국경에서
십여 년 전 중국을 여행하며
압록강 너머로 북한 땅을 바라본 적이 있다.
‘저 작은 다리 하나 건너면 북한이라고?’
그러고 보니 지금 서 있는 이 자리,
참 멀리도 돌아왔다.
언제쯤이면 육로로 이 자리에 올 수 있을까.
***
네팔에서 인도로 넘어가는 길.
어젯밤 국경에서 2~3km 정도 떨어진
네팔 측 국경 마을에 도착해 하루를 쉬었다.
아침 일찍 국경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승용차 한 대가 옆에 와서 멈춘다.
“땍시?”
“국경 가는데 얼마예요?”
“400루피(4,000원).”
와…!
우리가 지금 네팔에서 한 달이나 지냈는데
누굴 바보로 아나.
“걸어갈게요.”
“300루피!”
“No.”
“250루피!”
좀 더 기다리면 더 내려갈 것 같았지만
처음에 하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러서 패스.
택시가 떠나기 무섭게 이번엔
‘릭샤’라 불리는 자전거 택시가 옆으로 다가온다.
“헤이, 쁘렌드~ 어디가?”
“국경까지 얼만데?”
“400루피”
“잘 가.”
잠시 후 다른 택시가 도착했다.
이번엔 흥정을 해야겠다.
“국경, 얼마예요?”
“50루피(500원).”
‘흥정이 필요가 없네?’
가끔 이렇게 처음부터 정직하게 나오는 친구는
내릴 때 오히려 팁을 더 주고 내린다.
서로 기분 좋게 인사하고 내려 보니
옆에 조그마한 이층건물이 보인다.
출입국 사무소란다.
들어가자마자 여권에 도장하나 찍고 나왔다.
좁은 길 양쪽으로 각 나라 국경이 한눈에 보인다.
두 나라 국민들 사이에는 특별한 절차 없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것 같았다.
네팔 측 게이트를 통과했다.
‘우와. 이렇게 가까울 줄이야…’
눈앞에 보이는 인도 측 국경까지는 불과 1분.
살면서 이렇게 걸어서 국경을 넘을 일이
몇 번이나 될까.
난생처음 나라와 나라 사이를 걸어서 통과하는
그 1분의 시간은 뭔가 굉장히 특별했다.
기분이 참 묘하다.
압록강 너머로 그 땅을 바라보던
그날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언젠간 우리도 걸어서 국경을 넘을 수 있겠지.
564일간 67개국 공감여행에세이
<어디가 제일 좋았어?>